"정치인 욕하자 침 뱉어"…'정치병' 예비신부 탓 파혼 고민

기사등록 2025/05/22 01:00:00

최종수정 2025/05/22 06:48:36


[서울=뉴시스]김윤혁 인턴 기자 = 한 달 뒤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남성이 예비 신부의 ‘정치 과몰입’ 때문에 결혼 취소를 고민 중이라는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의 지나친 정치 활동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직장 동료의 소개로 만난 여자친구와 3년을 연애한 끝에 한 달 뒤 결혼을 앞두고 있다. 예식장 예약과 신혼집 마련은 물론 혼인신고도 마친 상태로, 현재 생활비를 아끼고자 동거 중이라고 한다.

A씨는 "최근 정치적 이슈가 터진 뒤 저녁밥을 먹으며 함께 뉴스를 보는게 일상이 됐다"면서 "대화를 하다가 여자친구와 지지하는 정당이 같다는 걸 알게 됐고, 이를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여자친구의 이상한 점들이 A씨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그녀는 단순한 지지 수준을 넘어 열성적으로 정당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평소 커피 한 잔 사마시는 것도 돈 아깝다고 하는 사람이 정당에 후원금도 꽤 많이 내고 있었다. 또 날마다 야근하느라 피곤하다면서 주말에 집회도 빠짐없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또 "여자친구가 특정 정치인에게 빠져 아이돌 가수처럼 따라다닌다"면서 "친구가 보내준 유튜브 영상에서 단체복을 입고 박수치며 노래 부르는 여자친구의 모습에 당혹스러웠던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여자친구는 정치 집회에 참석하느라 A씨 부모님과의 식사 자리에도 말 없이 안 나왔으며, 웨딩 촬영도 깜빡한 채 집회에 나간 적도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저도 특정 정당을 지지하긴 하지만 여자친구처럼 맹목적이진 않다"면서 "어느 날은 한 정치인과 관련된 일화를 지적하자 여자친구가 욕을 하고 침을 뱉었다. 나중에 미안하다며 싹싹 빌어 용서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응어리가 남아있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결정적인 사건은 얼마 전 A씨의 친구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벌어졌다. 옆 테이블에서 자신의 지지 정당을 욕하는 것을 들은 여자친구가 화를 내며 날뛰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에 A씨의 친구들은 "하나를 보면 둘을 안다"면서 "여자친구가 조금 이상하다. 결혼을 진지하게 고려해보라"며 조언했다고 한다.

A씨는 "그간 여자친구의 모습 때문에 애정이 많이 사라진 상태다"라면서 "이미 혼인신고도 했고 돈도 많이 들어갔는데, 정치 성향 때문에 결혼을 없던 일로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사연을 접한 신진희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정치적 성향은 개인의 영역이고 단순히 이러한 문제로 이혼까지 성립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갈등이 반복되고, 갈등 해소 노력 없이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이혼 사유로 주장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간 이혼이라도 혼인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단기간 파탄의 경우 공동으로 볼 만한 재산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산분할이 아니라 원상회복과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예물, 예단의 경우 혼인관계 파탄에 책임이 없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예물, 예단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혼수품도 원상회복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지만 원물반환이 원칙이며, 그 외 결혼식 등 비용은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 변호사는 여자친구의 ‘침 뱉기’ 행동이 모욕죄, 폭행죄로 고소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판례는 폭행죄에 해당하는 폭행을 넓게 보는데, 침을 뱉는 행위는 넓게는 신체에 대한 물리력에 행사로도 보일 수 있어 폭행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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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욕하자 침 뱉어"…'정치병' 예비신부 탓 파혼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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