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는 오월" 5·18항쟁 45주년 전야제 거행

기사등록 2025/05/17 18:58:29

'민주·평화·개혁·내란 청산·평등' 대행진 1만 5000여명 참여

오월정신 따라 12·3계엄 딛고 '민주주의 승리' 뮤지컬 눈길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과 세월호·이태원·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단체 회원들이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민주평화대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2025.05.17.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과 세월호·이태원·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단체 회원들이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민주평화대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2025.05.17.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45년 전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는 전야 행사가 17일 금남로 일대에서 펼쳐졌다.

제45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는 이날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을 주제로 5주년 5·18전야 행사를 열었다.

특히 이날 무대 행사는 금남로 네거리에서 사면이 트인 새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전야제의 꽃으로 불리는 무대 행사는 전일빌딩245 앞 삼거리에서 금남로 4가역 교차로로 옮겨졌다. 사거리 중심으로 모여 서로를 마주 보는 시민들의 모습을 담았다.

행사는 전야제의 전통인 '민주평화대행진'으로 시작됐다.

1980년 5월 14일 당시 신군부의 계엄령 선포에 맞서 전남대학교 정문부터 시작된 금남로 진출 투쟁이 다시 재현됐다.

대행진 참가자 1만5000여명(주최측 추산)은 오후 4시부터 5갈래로 나뉘어 출발해 금남로로 모였다.

민주 수호·자주 평화·사회 대개혁·내란 청산·평등 연대 등 5개 행진단으로 꾸려진 이들은 저마다 5·18 사적지인 광주고등학교와 북동성당, 전남대학교, 광주역, 조선대학교에서 모여 행진에 나섰다.

특히 광주고에서 출발한 청소년으로 구성된 민주수호 행진단 2500여 명은 교복을 입고 대형 태극기를 든 채 행렬을 이끌었다. 내란 청산 행진단은 전남대에서 금남로까지 3.4㎞ 구간을 행진하며 45년 전 '민족민주화성회'를 재현했다.

행렬에는 5·18희생자 가족, 민족민주열사 가족, 전국의 국가폭력 피해자 가족(제주 4·3, 여순 사건, 대구2·28항쟁, 부마항쟁),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가족, 사회적 참사(세월호·이태원) 유족, 시민사회, 노동·농민단체, 학생 등 각계각층이 참여했다.

이들이 합류한 금남로 일대는 민주주의 수호와 사회대개혁,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을 촉구하는 현수막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항쟁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미래세대도 숭고한 항쟁 정신을 이어받겠다며 행렬을 뒤따랐다.

같은 시간 금남로 일대에서는 '오월광주, 민주주의 대축제'를 주제로 '오월시민난장' 프로그램이 열렸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전야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광주역과 전남대, 조선대 등지에서 출발한 시민들로 이뤄진 '민주평화대행진단'이 행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5.05.17.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전야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광주역과 전남대, 조선대 등지에서 출발한 시민들로 이뤄진 '민주평화대행진단'이 행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5.05.17. [email protected]

전야제는 환영의 대축제, 민주주의 대축제, 빛의 대축제 3부로 꾸려졌다.

5·18희생자 가족인 오월어머니들의 '님을 위한 행진곡' 합창과 '맨발의 보컬리스트' 가수 이은미 등 가수·밴드들의 공연이 열렸다.

특히 주제 공연인 뮤지컬 '봄의 겨울, 겨울의 봄'을 통해 5·18에 이어 12·3비상계엄에 항거한 시민을 데자뷔해 조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12·3비상계엄을 막아낸 시민과 45년 전 신군부의 정권 찬탈에 항거한 광주의 의지를 동시에 기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환영인사를 통해 "1980년 오월 우리는 무척 무서웠고 외롭고 두려웠습니다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자들이 우리를, 오월을 불러줬다. 5·18은 민주주의 꽃이 됐고 광주는 민주·인권의 도시로 활짝 꽃 피었다"고 밝혔다.
 
전야제에 모인 시민들은 계엄 정국 속 흔들릴 위기에 놓인 민주주의가 다시 무너지지 않도록 오월 정신을 헌법에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한모(27)씨는 "5·18이 헌법에 수록된다면 직접적으로 계엄 선포를 저지하는 법적 효력은 낮을 지 몰라도 상식과 법에 근거해 과도하거나 자의적인 계엄 선포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수록해 왜곡과 망언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모(47·여)씨는 "유튜브나 인터넷 상에서 5·18왜곡이 계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헌법에 오월정신을 새겨야 한다"고 했다.

대구에서 온 김모(68)씨는 "5·18이 지역을 갈라치기 하는 폄훼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이 가슴이 아프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주관으로 5·18 민중항쟁 제44주년 추모제가 열렸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5·18민주화운동 45주기를 기념하는 풍물패가 대형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25.05.17.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5·18민주화운동 45주기를 기념하는 풍물패가 대형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25.05.1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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