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콜, 오사카 엑스포서 판매 중단…왜?

[서울=뉴시스]장가린 인턴 기자 =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 중인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에서 한국 최초의 보리 탄산음료 '맥콜'의 판매가 중단됐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구 통일교) 계열 기업의 제품이라는 이유에서다.

14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오사카 엑스포 박람회장 내 K팝 굿즈와 한국 화장품, 한국 식품 등을 판매하는 부스를 운영 중인 업체는 최근 맥콜 판매를 자진 중단했다.

논란은 지난 4월 말 해당 부스에 진열된 맥콜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통일교 관련 기업 제품이 엑스포에서 팔리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자, 일본국제박람회협회는 해당 업체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업체는 도쿄에 본사를 둔 한국 식품 수입·유통 회사로, 협회 측은 "업체는 해당 제품이 통일교 계열사에서 제조된 것인 줄 몰랐다고 설명했으며,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맥콜은 가정연합 계열사인 식음료 기업 '일화'가 생산한 보리 탄산음료로, 1982년 탄생했다.

산케이는 맥콜에 대해 "일본에서는 1980년대 한때 널리 판매됐으며, 특유의 맛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맛없는 콜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가수 조용필이 출연한 광고가 방송된 시기도 있었지만, 캔이 파열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지금은 일부 한인 슈퍼마켓 등에서만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1954년 한국에서 설립된 가정연합은 1964년부터 일본에서 종교 법인으로 인가를 받아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신도들에게 고액 헌금을 강요하거나, 조상들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영적 물건'을 사야 한다며 고가의 물건을 강매하는 등의 행위가 드러나면서 사회문제화됐다.

특히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어머니가 통일교에 막대한 헌금을 하면서 가정이 파탄 났다"고 범행 이유를 밝히면서 일본 사회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지난 3월 25일, 도쿄지방재판소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청구한 가정연합 해산 명령을 받아들여 해산 명령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헌금 피해를 본 사람이 1500명을 넘고, 피해액도 204억엔(약 2000억원)에 이르는 점을 들어 "유례없는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며 종교법인법에 근거해 해산을 명령했다.

다만 가정연합 계열 단체의 법률대리인인 도쿠나가 신이치 변호사는 이번 오사카 엑스포에서의 맥콜 판매 중단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외국 제품까지 배제하는 것은 과잉 반응일 뿐 아니라 혐오 표현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며 "일본인은 사회적 편견의 무서움에 대해 냉정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맥콜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 64억 캔을 기록했으며, 미국과 일본, 러시아,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에 수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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