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 3명 중 1명, 극단적 생각 경험…막막한 홀로서기

기사등록 2025/05/12 05:00:00

최종수정 2025/05/12 08:00:19

아동권리보장원 장희선 부연구위원 분석

보호 중 아동들보다 삶의 만족도 떨어져

35%는 자살 관련 문항에 "생각한 적 있다"

"경제적 위기 청년, 심리지원도 병행해야"

[부산=뉴시스] 부산시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는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기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부산시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 제공) 2025.03.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부산시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는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기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부산시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 제공) 2025.03.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국가의 보호체계 아래 있다가 홀로서기에 나선 '자립준비청년' 3명 가운데 1명은 죽음과 관련해 극단적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아동권리보장원이 최근 발간한 '아동정책 브리프-자립준비청년의 이용 서비스 만족도와 정책 효과'를 보면, 장희선 아동권리정책본부 정책연구부 부연구위원은 2023년 자립준비청년패널조사 결과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의 심리·정서 특징을 분석했다.

자립준비청년은 부모의 사망이나 학대와 같은 이유로 원가정이 아닌 국가 보호체계(가정위탁·아동양육시설·공동생활가정 등) 아래에서 성장하다 보호가 종료된 청년을 말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가정위탁·아동양육시설·공동생활가정에서 보호종료된 청년의 누적 인원은 9970명이다. 매년 약 2000여명의 자립준비청년이 나오는 셈이다.

정부는 이들의 안정적 독립을 돕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2023년 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은 아직 보호체계에 있는 아동들(가정위탁·아동양육시설·공동생활가정)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고 자살생각 수준은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자립준비청년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평균 5.3점으로, 아동양육시설(7.0점), 공동생활가정(7.3점), 가정위탁(6.9점) 생활 아동보다 낮다.

'자살을 할까 생각했다', '어떻게 자살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봤다' 등 자살 관련 6개 문항에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 있다'고 응답한 자립청년 비율은 35.1%나 됐다. 3명 중 1명 꼴로 자살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셈이다. 이 역시 아동양육시설(20.8%), 공동생활가정(16.9%), 가정위탁(17.3%) 생활아동과 차이가 확연했다.

자립준비청년이 홀로서기를 하면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은 다양하다. 보호종료 이후 겪는 어려움으로 '필요한 돈 부족', '거주할 집 문제', '취업정보·자격 부족'을 꼽은 비율은 41.8%였다.

자립지원서비스(멘토링, 심리상담, 자립정착금 및 법률지원 등)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서비스 이용 청년과 미이용 청년의 삶의 만족도를 비교해보니 멘토링을 이용한 청년(5.72점)이 미이용 청년(5.32점)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이용 청년의 삶의 만족도(5.07점)는 미이용 청년의 만족도(5.49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장 부연구위원은 "소득이 낮은 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파생되는 여러 어려움을 경험하는 상황일 수 있다"며 "경제적인 어려움에 놓인 청년에게 심리·정서적 지원도 병행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장 부연구위원은 자립준비청년의 삶을 지속적으로 들여다보며 부정적인 심리·정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확인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년 연락이 두절돼 자립지원전담기관의 지원체계에서 이탈하는 자립준비청년이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며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고립의 상태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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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준비청년 3명 중 1명, 극단적 생각 경험…막막한 홀로서기

기사등록 2025/05/12 05:00:00 최초수정 2025/05/12 08: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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