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희귀질환 지원' 故이건희 유지…"제 꿈도 자라요"

기사등록 2025/05/02 13:00:00

최종수정 2025/05/02 13:30:06

故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환자 치료·연구지원

1만여명 진단·5512명 치료·2만여건 데이터 등록

전국 207개 의료기관·1529명 의료진 협력 치료

"전국 의료 인프라 확충·지역 병원과 협력 강화"

[서울=뉴시스]꿈을 이루어 DREAM 코너에 소개된 환자와 보호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 의료진.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2025.05.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꿈을 이루어 DREAM 코너에 소개된 환자와 보호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 의료진.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2025.05.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저는 곤충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어느 날 사슴벌레를 보게 된 순간부터 곤충의 매력에 빠졌어요. 어린이날에는 동생과 함께 커다란 테라리움을 만들고 싶어요.”

11살 김현우 군(가명)은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최근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고 치료제를 사용하며 외래 추적 관찰을 받고 있는 현우 군은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을 통해 소아 혈액암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 향상을 위한 유전체 분석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우군은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다른 아이들이 아픔 속에서도 성장하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해 표준 치료법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현우 군처럼 병마와 싸우면서도 자신만의 꿈을 키워가는 많은 어린이들이 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은 2일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200여 명의 환자·가족들과 의료진들이 모인 가운데 ‘우리들은 자란다’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병마와 싸우는 어린이들에게 뜻깊은 어린이날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는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을 바랐던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지를 이어 받아 소아암 및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진행됐다. 사업단은 이번 행사에서 핵심 슬로건인 '아픔은 멈춤이 아니다', 'kids never stop',  '우리들은 자란다'를 통해 질환으로 인한 아픔은 멈춤이 아니며, 아이들은 여전히 자라고 성장하는 위대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은결 일루셔니스트(마술사)는 이날 진행한 공연료 전액을 서울대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그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의 취지에 공감하며 “비록 아픈 몸을 고쳐드릴 순 없지만, 잠시나마 마음이 숨 쉴 수 있는 작은 기적 같은 순간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꿈을 이루어 DREAM’ 코너에서는 전국의 소아암 및 희귀질환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보내온 꿈과 소망을 소개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응원과 격려의 시간이 이어졌다.

엄마 뱃속에서 27주 만에 태어난 김해성 군(6세·가명)은 전국에 환자가 100여 명이 안 되는 희귀질환인 단장증후군으로 진단됐다. 뇌병변과 자폐성 장애까지 동반돼 발달이 늦고, 걸음도 불편해 최근 다리 수술을 받았다. 해성 군 어머니는 “봄바람을 맞으며 함께 자전거 연습을 하면서 아이의 재활을 돕고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소망을 사업단을 통해 이뤘다. 해성 군은 현재 가정 정맥 영양 지원 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해 치료 지원을 받으며 다른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소중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입원 중에 병원을 꼼꼼히 관찰하며 의학 소설을 쓰고 싶은 꿈을 가진 뇌종양 환자와 히크만 카테터(항암제를 주기적으로 안전하게 맞기 위해 신체 깊숙이 있는 굵은 정맥에 삽입하는 기구) 삽입 수술 전 아이와 물놀이를 다녀오고 싶다는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 환자 어머니의 사연도 소개됐다.

최은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이번 행사는 고(故) 이건희 회장님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치료로 지쳐 있는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사업단은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전국 의료진과 협력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은 소아암과 희귀질환 환자들의 치료와 연구를 지원하는 10년 중장기 사업으로, 수도권 외 지역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적인 의료 인프라 확충과 지역 병원과의 협력을 강화해 왔다. 이 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총 1만1822명의 환자가 진단을 받았고, 5512명이 치료를 받았다. 또 2만9379건의 코호트(동일집단) 데이터가 등록됐고 207개 의료기관과 1529명 의료진이 협력해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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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희귀질환 지원' 故이건희 유지…"제 꿈도 자라요"

기사등록 2025/05/02 13:00:00 최초수정 2025/05/02 13: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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