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K-HIT 프로젝트’ 우려반 기대반

기사등록 2025/04/30 07:00:00

2030 일본 IR 쇼크 앞두고…‘시설로 승부’ 전략 논란

2035년 완료 시기 타당성 지적

오는 2035년까지 강원랜드에 설치될 강원랜드 랜드마크 존 예상 조감도. 높이 100m가 넘는 초대형 ‘하이원 그랜드 돔’이 핵심시설이다.(사진=강원랜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2035년까지 강원랜드에 설치될 강원랜드 랜드마크 존 예상 조감도. 높이 100m가 넘는 초대형 ‘하이원 그랜드 돔’이 핵심시설이다.(사진=강원랜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랜드가 글로벌 복합리조트 전환을 위한 ‘K-HIT 프로젝트’를 발표했지만, 주변에서는 “이미 기차는 떠났다”는 비판과 함께 ‘시설 중심’ 전략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사업기간 지연과 핵심 전략의 보수성은 되레 위기 대응의 속도 차이를 드러낸다.

강원랜드는 지난 25일 ‘K-HIT 타운홀 미팅’을 열고 복합리조트 도약을 위한 3대 전략을 공개했다.

핵심은 ▲세계적 랜드마크 시설 ▲웰니스 리조트 ▲K-레저·스포츠파크 조성이다. 그 중심에는 100m 높이의 초대형 ‘하이원 그랜드 돔’이 있다.

돔 내부에는 신규 카지노, 대형 미디어월, 조형물, 쇼핑·문화시설 등이 들어서고, 관광객 체류시간 확대와 콘텐츠 소비를 유도하는 '공간형 플랫폼'으로 개발된다는 구상이다.

자연과 기술을 접목한 ‘스테어리 가든’ 역시 체험형 콘텐츠로 포함됐다.

문제는 시점이다. 프로젝트의 마스터플랜 완성 시점이 기존보다 3년 늦춘 2035년으로 제시되며, 글로벌 복합리조트 경쟁에서 강원랜드의 대응이 한참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는 2030년 일본 오사카에 세계 수준의 복합리조트(IR)가 개장하면, 강원랜드는 직접적인 고객 이탈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한국카지노관광업협회 주관으로 진행된 연구용역에서 “일본 IR이 개장하면 강원랜드의 핵심 고객 중 70% 이상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바 있다.

2025년 기준 국내 외화 유출은 연 2조 7,600억 원 수준이었지만, 2030년에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란 경고도 덧붙였다.
K-HIT 프로젝트의 핵심이 될 강원랜드 그랜드미디어 월 조감도.(사진=강원랜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HIT 프로젝트의 핵심이 될 강원랜드 그랜드미디어 월 조감도.(사진=강원랜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일본 IR이 ‘현실화’되는 시점이 5년이나 앞선 상황에서, 강원랜드의 K-HIT 프로젝트가 제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K-HIT 프로젝트는 비카지노 콘텐츠 확대를 강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형 시설 건설 중심의 하드웨어 확장에 치중돼 있다.

하이원 그랜드 돔, 미디어월, 시그니처 쇼 등은 화려하지만, 접근성, 고객 맞춤형 콘텐츠, 게임 환경 혁신과 같은 소프트웨어적 접근은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 카지노 산업이 ‘고객 경험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강원랜드는 여전히 시설과 조형물에 답을 구하고 있는 셈이다.

카지노협회 관계자는 “2030년 일본 오사카 IR 개장은 강원랜드에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정부의 과도한 규제 완화 없이는 경쟁력 강화도 요원하다”고 말했다.

전 강원랜드 박종철 사외이사는 “2035년 완성은 2030년의 위기를 외면하는 처방”이라며 “이번 발표를 보면서 강원랜드는 여전히 독점 구조에 안주하고 있으며, 위기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기원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 고문도 “매년 경이로운 복합시설이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는데, 돔으로 관광객을 유인하겠다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며“진짜 경쟁력은 고객이 머무르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고객 중심의 게임 환경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랜드 측은 이번 타운홀 미팅은 ‘1차 방향 제시’였다고 설명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관광객 유입을 위한 대규모 시설이 구체화되며 사업 기간이 늘어났다”며 “과거 많은 시간을 허비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준비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8월까지 보완 작업을 거쳐 오는 9월 최종안을 담은 비전 발표회를 열 예정”이라며 “2023년 12월부터 출발한 이번 혁신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랜드는 20시간 영업과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매일 아침 ARS예약절차에 따라 수천명의 고객들은 카지노 입장 전쟁을 펼치고 있다. 과도한 규제혁신 없이 시설증설 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강원랜드는 20시간 영업과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매일 아침 ARS예약절차에 따라 수천명의 고객들은 카지노 입장 전쟁을 펼치고 있다. 과도한 규제혁신 없이 시설증설 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김태호 전 공추위원장은 “고객은 왜 강원랜드를 떠나고 있는가를 정부와 강원랜드는 헤아려야 한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이 없으면 이번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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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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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K-HIT 프로젝트’ 우려반 기대반

기사등록 2025/04/30 07: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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