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상설시장, 육질 좋고 싱싱한 농축수산물 풍성[탐방-충남 전통시장②]

기사등록 2025/04/30 13:30:00

충남도청 소재지로 전통적인 행정도시…역사인물들 배출한 충절의 고장

2년째 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로 시장 유명세…떡집, 고기굽는 날 등 인기

[홍성=뉴시스] 홍성상설시장 입구.  *재판매 및 DB 금지
[홍성=뉴시스] 홍성상설시장 입구.  *재판매 및 DB 금지


어머니의 손을 잡고 갔던 전통시장. 각박한 살림살이에 가족들의 끼니와 생활을 해결할 수 있는 식재료, 공산품이 있는 곳. 어머니는 최소 금액으로 많은 식재료를 구입해야 했지만, 어린 아이에게는 먹을 것만 눈에 들어왔던 추억의 장소. 산업화 시대를 지나 곳곳에 대형마트로 전통시장은 많이 쇠퇴했지만, 여전히 그 명맥은 유유히 이어진다. 지역경제의 근간이고, 사람이 만나 소통하는 문화의 장소이고, 생명이 숨 쉬는 곳이기 때문이다. 뉴시스는 충남도 내 14개 시군 대표 전통시장을 순회하면서 생명이 숨 쉬고 문화가 느껴지는 삶의 현장을 들여다본다.[편집자주]

[홍성=뉴시스] 유효상 기자 = 충남도청 소재지 홍성군. 경기 평택~충남 서천까지 서해를 관할하며 육방관속이 행정을 보던 홍주목이 지금의 홍성이다. 도청이 공주, 대전을 돌고 돌아 홍성으로 오면서 지금의 도청 소재지가 됐다. 인구는 10만명 정도이다. 지금도 도청, 교육청, 경찰청 등 광역기관과 법원, 검찰, 군, 교도소, 세무서, 정부 합동사무소 등 주요 국가 기관들이 있는 전통적인 행정도시다.

원근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지역경제가 돌아간다. 구도심 공동화 속에서도 홍성의 명맥을 지키기 위해 홍성상설시장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홍성은 서해 바다가 인접해 있고 곳곳에 역사적인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다. 성삼문, 김좌진, 한용운, 이응로, 홍주의병 등 위기의 순간에 나라를 빛낸 역사적인 인물들을 배출한 충절의 고장이다. 1년 내내 축제가 이어진다. 대하축제, 새조개축제, 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 광천젓갈축제, 역사인물축제 등은 이미 명성이 나 있다.  전국 제일의 축산단지여서 청정 한우와 한돈은 육질이 좋고 신선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홍성군청, 홍주성 등이 있는 시내 한 복판에 자리잡은 홍성상설시장은 1991년 개장했다. 현재 89개 점포 74명의 상인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홍성에서 고기, 떡, 생선은 시장의 대표적인 주력 상품이다. 이밖에도 어느 전통시장에 가도 있는 공산품과 먹거리를 파는 상점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홍성에서는 집안 잔치 때 떡을 주문하려면 홍성상설시장에 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떡집이 많다. 떡을 찌는 김이 모락모락 나고 쌀을 씻어 가루를 내는 풍경은 전형적인 떡집의 모습이다. 진열대에 가지런하게 포장돼 있는 떡은 옛 추억과 입맛을 돋게 한다. 가던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다.

[홍성=뉴시스] 지난해 홍성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 당시 홍성상설시장 구이존 운영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홍성=뉴시스] 지난해 홍성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 당시 홍성상설시장 구이존 운영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정육점 진열대에는 마블링을 자랑하는 한우가 덩어리째 눈길을 끈다. 부위별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소포장된 정육 제품들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시장 곳곳에서 판매되는 야채들은 신선함과 건강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홍성에서 재배되고 생산된 농축수산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홍성상설시장의 특징은 홍성군 대표축제로 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 당시 '구이존'을 운영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은 2023년과 2024년 2회에 걸쳐 백종원 더본코리아가 참여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당시 홍성상설시장이 구이존으로 운영되면서 시장의 활기를 찾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를 계기로 홍성상설시장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을 고기굽는 날을 운영 중이다. 고객이 시장 내에서 고기를 구입해 오면 직접 구워먹을 수 있도록 장소와 상차림을 제공한다. 물론 소액의 실비는 받는다. 시장 내 정육점들도 고기굽는 날에는 20% 정도  판매가격을 할인한다.

시장 번영회는 고기굽는 날을 구도심 공동화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전략으로 삼았다. 홍성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먹거리 장터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여기에 백종원이 쇠퇴하는 예산시장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처럼 이를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군청과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제는 전통시장도 특화되지 않고는 백화점, 대형유통매장 등 현대 문명과 경쟁에서 버텨낼 수 없기 때문이다.

전명수 홍성상설시장 번영회장은 "우리 시장이 한 때는 홍성의 지역경제를 주도했는데 이제 구도심 공동화로 인해 군청마저 신청사로  떠나고 나면 정말 힘든 상황이 된다"며 "방법 중에 하나는 이제 백종원 매직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흠결이 있어도 우리는 백종원 대표밖에 대안이 없다. 군수께서 적극 나서주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홍성=뉴시스] 전명수 홍성상설시장 번영회 회장.  *재판매 및 DB 금지
[홍성=뉴시스] 전명수 홍성상설시장 번영회 회장.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전 회장은 "시장 상인들 중 나이들고 아픈 분들이 많아서 갈수록 지탱하기 힘들다. 현재도 점포가 많이 비었다. 활성화 방안을 찾던 중에 군에서 두 년째 바비큐페스티벌을 하면서 이를 계기로 시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며 "이미 페스티벌 당시 구이존 운영으로 호응을 얻었다. 매주 금·토요일 구이장터 운영을 통해 손님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상인들에게 최대한 할인을 통해 손님들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했다.

전 회장은 "황무지 속에서도 희망이 있다면 떡집 등 일부 점포들은 2세들이 맡아 운영하고 있는 점이다. 2세들의 공격적이고 똑똑한 마케팅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손기술이 단골 손님들을 유지하고 있다"며  "일부 빈점포들도 백종원 매직이 도입된다면 젊은 상인들이 대거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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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상설시장, 육질 좋고 싱싱한 농축수산물 풍성[탐방-충남 전통시장②]

기사등록 2025/04/30 13: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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