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던 엄마 언제부턴가 '버럭'…50대 이후 '이것' 의심

기사등록 2025/04/25 10:59:44

최종수정 2025/04/25 14:14:58

50세 이후 뚜렷한 행동·성격 변화

6개월 이상 지속돼 사회활동 영향

[서울=뉴시스]변기환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2025.04.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변기환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2025.04.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50세 이후 뚜렷한 행동이나 성격의 변화가 6개월 이상 지속 돼 사회 활동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치매 전 단계인 '경도행동장애'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치매는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 기능 저하가 주된 증상이다. 그러나 노인 환자들이 뚜렷한 인지 저하 없이 우울, 불안, 정신증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 중 상당수는 초기 성년기부터 발생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 정신과 질환이 재발한 경우가 많지만, 전혀 증상이 없다가 처음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변기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과를 찾는 노인 외래 환자 중 인지 저하가 전혀 없는 경우는 20%,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하는 환자 중에선 50%가 경도행동장애 진단 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경도인지장애는 여러 방면에 걸쳐 인지능력이 떨어졌지만 치매와 달리 일상생활은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경도 행동 장애는 성격과 행동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감정이나 충동 조절의 어려움이고, 의욕 감소,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 지각과 사고 이상 등도 나타난다.

미국치매협회(NIA-AA)가 2016년 새롭게 정립한 경도행동장애 진단 기준은 ▲50세 이후 발생한 뚜렷한 행동 및 성격 변화 ▲이런 변화가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 ▲의욕의 감소, 감정 및 충동 조절의 어려움·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환각과 같은 지각 이상 또는 망상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이 포함됨 ▲이런 증상으로 인해 사회 및 직업활동과 대인관계에서 장애가 초래 ▲치매로 진단할 정도의 인지 저하가 없음이다.

변 교수는 "감정 조절과 충동의 문제는 기분장애의 증상으로도 발현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경도행동장애이고, 추후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면밀한 병력 청취를 통해 증상의 발현 시점과 경과를 판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외래 치료 중 나타난 주된 증상 외에 인지 저하가 새롭게 나타나거나, 혹은 진행하지 않았는지 세심하게 평가해야 한다. 만일 인지 저하가 나타났다면 신경 심리 검사를 시행해 객관적으로 유의미한 인지 저하가 있는지 확인하고, 자기공명영상(MRI)과 혈액 검사를 통해 원인 질환을 감별해야 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들이 도입되고 있어 아밀로이드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 병리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신경 퇴행성 질환이 인지 저하의 원인으로 확인될 경우 이를 경감시키는 치료 약물을 사용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노인 외래 환자가 경도행동장애라고 판단되더라도 현재 해당 진단과 치료를 선제적으로 진행할 수는 없다. 실제 경도행동장애라 하더라도 치매로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국내 의료 현장에선 유의미한 인지 저하가 없을 경우 알츠하이머 관련 치료 약물 등의 사용이 허용되지 않고 있어서다.

아직 경도행동장애 진단과 치료에 있어 합의된 가이드라인이 없지만 외국에서는 다양한 치매 관련 임상 시험에서 경도행동장애를 대상군으로 포함하려는 시도들이 있어 향후 경도행동장애와 관련된 새로운 임상 진료 방침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변 교수는 "노년기에 초발한 행동, 성격의 변화가 있을 때 꾸준히 치료 받고 평가 하면서 치매로의 진행을 민감하게 관찰하는 것이 현재는 최선의 조치"라면서 "50세 이후 뚜렷한 행동이나 성격의 변화가 6개월 이상 지속 돼 사회 활동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라면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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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던 엄마 언제부턴가 '버럭'…50대 이후 '이것'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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