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태양풍 잡는다…NASA, '펀치'로 우주날씨 추적 본격화

기사등록 2025/04/22 06:00:00

최종수정 2025/04/22 06:30:25

태양 관측 위성 펀치 첫 관측 영상…황도광과 별자리 등 식별

편광 분석으로 태양풍 입자 추적…태양 영향권 3D로 살핀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 관측 임무용 위성 'PUNCH(펀치)'가 촬영한 첫 관측 영상. (사진=NASA) *재판매 및 DB 금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 관측 임무용 위성 'PUNCH(펀치)'가 촬영한 첫 관측 영상. (사진=NASA)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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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태양에서 시작된 보이지 않는 바람인 '태양풍'이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가는 흐름을 3차원으로 추적하려는 인류 최초의 시도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 태양풍을 정확히 추적해내면 태양이 지구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인공위성·통신·GPS·전력망 장애 등에 대한 사전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태양 관측 임무용 위성 'PUNCH(펀치)'가 첫 관측 영상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태양 외곽 대기층인 코로나에서 태양풍으로, 더 넓은 영역인 헬리오스피어로 이어지는 태양의 영향권 구조를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NASA는 최근 공식 발표를 통해 펀치를 구성하는 4기의 위성 모두 설계대로 정상 작동하고 있으며, 과학 임무 시작 전까지 최종 점검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펀치는 궤도상 시스템 점검을 마치고 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데이터 수집·분석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첫 관측 영상에는 별들과 함께 태양빛을 반사하는 미세 먼지로 생성된 '황도광(zodiacal light)'이 담겨 있다. 황소자리, 고래자리 등 별자리도 일부 식별된다. NASA는 이번 첫 관측 영상으로 펀치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펀치 임무의 핵심 연구 대상은 태양풍이다. 태양은 단순히 빛과 열만 뿜어내고 있지 않다. 강력한 고에너지 입자들도 우주로 뿜어내고 있다. 이같은 입자 흐름을 일반적으로 태양풍이라고 지칭한다. 강력한 태양풍은 지구 자기장에 영향을 미쳐 인공위성 오작동이나 GPS 오류, 전력망 이상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태양풍을 두고 '우주 날씨'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류 전체의 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태양풍의 흐름과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려는 것이 펀치 임무의 핵심 목표다. 태양풍을 정확히 분석하려면 플라스마 흐름이나 자기장의 흔적 같이 아주 미약한 신호들을 별빛이나 황도광 등의 간섭 없이 잡아내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

펀치 임무의 궁극적 목적은 이같은 간섭을 제거하고 태양 대기에서 직접 날아든 입자의 흐름 만을 포착하는 것이다. NASA는 알고리즘 기반 보정 과정을 통해 별빛과 황도광의 99% 이상을 제거하고, 순수한 태양풍만을 시각화할 계획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 관측 임무용 위성 'PUNCH(펀치)'가 촬영한 첫 관측 영상에 담긴 천체들. (사진=NASA) *재판매 및 DB 금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 관측 임무용 위성 'PUNCH(펀치)'가 촬영한 첫 관측 영상에 담긴 천체들. (사진=NASA)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펀치 임무는 단순한 태양풍 관측을 넘어 태양에서 뿜어진 입자들이 어떻게 헬리오스피어를 형성하는지를 3D로 추적하는 시도도 최초로 진행하게 된다.

헬리오스피어는 태양풍이 퍼져나가며 우주 공간 가운데 태양의 영향력이 미치는 영역을 의미한다. 태양풍이 다른 별의 영향이나 성간물질보다 강력하게 미치는 곳이다. 헬리오스피어는 태양계 전체를 감싸고 있는데, 학계에서는 헬리오스피어가 우리 태양계를 외계 우주와 구분 짓는 보이지 않는 거품 형태의 경계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헬리오스피어의 내부는 태양 코로나에서 방출된 전하를 띤 입자들(플라스마)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그 내부 구조와 동적 변화 과정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NASA는 펀치 임무를 통해 태양 코로나 → 태양풍 → 헬리오스피어로 이어지는 전환 과정도 실시간으로 관측한다는 계획이다.

펀치 임무를 수행하는 4기 위성은 각각 광시야 촬영기(WFI) 3기와 근거리 촬영기(NFI) 1기를 탑재했다. 위성 4기는 서로 거리를 두고 지구 궤도를 돌게 되는데, 동시에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데이터를 수집한다.

핵심은 빛의 편광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편광은 선글라스처럼 특정 방향의 빛만 감지하는 원리로, 입자에 부딪힌 태양빛이 반사되며 생기는 변화다. NASA는 이 편광 정보를 분석해 우주 공간에서 입자들이 실제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3차원 좌표로 파악할 계획이다.

NASA의 펀치 임무를 이끌고 있는 크레이그 디포레스트 박사는 "펀치 팀은 NFI 데이터를 보정해 배경광의 99%를 제거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태양 대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세한 물질들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태양풍을 구성하는 물질들이 태양빛을 반사할 때 그 빛이 편광되는데, 그 편광 정도를 측정하면 해당 물질이 우주 공간 내에서 어디에 있는지 3차원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펀치 초기 점검 과정에서는 물을 연료로 쓰는 신형 추진 시스템 기술 시연도 성공했다. 위성 내부에 작은 유리잔 한 잔 분량의 물을 넣고, 그 물에 전류를 흘려 수소와 산소로 분리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분리된 수소와 산소는 고압가스로 저장되고 이를 태워 추진력을 만들게 된다. NASA는 이같은 신형 추진 시스템이 유해하지 않으며, 유독성 연료 없이도 수백번의 위성 궤도 제어가 가능해 실용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펀치는 지난 3월 11일(현지 시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탑재돼 NASA와 한국천문연구원의 차세대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와 함께 발사됐다. NASA는 펀치가 초기 점검을 마치고 올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과학 데이터를 수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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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태양풍 잡는다…NASA, '펀치'로 우주날씨 추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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