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학교 설립 5년…'서울 전 자치구 특수학교' 아직도 하세월

기사등록 2025/04/20 08:00:00

최종수정 2025/04/20 08:06:24

20일 장애인의 날…서울교육청, 전 자치구 특수학교 추진

동진·성진학교 추진 지지부진…7곳은 부지 선정도 못해

전국 장애학생 11.5만명…특수교육인력 여건 개선 목소리도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지난 2017년 9월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주민토론회'에서 장애인 학생 학부모 3명(오른쪽)이 특수학교 설립을 요청하며 무릎을 꿇자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토론회 참석자(왼쪽 첫째줄)가 함께 무릎을 꿇고 있다. 2017.09.05.  limj@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지난 2017년 9월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주민토론회'에서 장애인 학생 학부모 3명(오른쪽)이 특수학교 설립을 요청하며 무릎을 꿇자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토론회 참석자(왼쪽 첫째줄)가 함께 무릎을 꿇고 있다. 2017.09.05.  limj@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left swipright swip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지난 2017년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 설립을 요청하며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었던 사건 이후, 지역 주민 등과의 진통 끝에 2020년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가 개교했다.

서진학교는 이후 5년간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장애 인식 개선에 앞장섰다. 그러나 여전히 서울 곳곳에선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사라지지 않아 장애학생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20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 시내 자치구별 특수학교 설립 및 특수학급 확대는 지난 2017년부터 추진됐고,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25개 전 자치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지만 아직 ▲중구 ▲용산구 ▲성동구 ▲동대문구 ▲중랑구 ▲양천구 ▲금천구 ▲영등포구 등 서울 8개 자치구에는 특수학교가 없다.

실제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동진학교는 2021년 건립 계획 발표 후 2025년 하반기 개교를 목표로 했지만 주민 반대 때문에 부지가 계속 변경되면서 아직 착공도 하지 못한 상태다. 개교는 결국 2027년 9월까지 연기됐다.

성동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지난 2023년 성수공고 부지에 특수학교(가칭 성진학교)를 신설하겠다는 행정예고를 했으나, 지난해 총선 당시 일부 정치권에서 해당 부지에 특수학교 대신 특목고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면서 학부모들이 또 다시 무릎을 꿇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중랑구 신설 동진학교(가칭) 조감도.(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중랑구 신설 동진학교(가칭) 조감도.(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021년에 세운 중기 계획에 따르면 8개 자치구 중 중구를 제외한 7개구에 최소 1~2개의 특수학교를 신설하기로 하고, 총 9개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며 "그중 동진학교와 성진학교 두 곳이 구체적으로 진행 중이고 다른 곳은 적합한 지역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특수학교 부지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진학교는 모든 행정절차가 다 끝났고, 최근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서 토지수용 결정까지 났다. 토지 소유권을 취득하는 대로 올해 안에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아직 해당 토지 소유자들과 협의 취득이 되지 않아 좀 더 길어질 수도 있다"며 "성진학교 부지의 경우 중앙투자심사까지는 끝났고, 최근 주민 설명회를 추진하려고 했으나 조기 대선으로 설명회 모집이 어려워져 대선이 끝난 뒤에야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당 자치구에 거주하는 장애학생들은 매일 왕복 2시간 이상 다른 자치구에 있는 특수학교로 등교를 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실제 발달장애 자녀의 부모 A씨는 "조만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는데 어디로 보내야 할지 고민이 많다"며 "아직은 지역별로 특수학교가 많지 않다보니 특수학교에 보낸다면 입학 시기에 맞춰 근처로 이사도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특수교육 대상자는 11만5610명으로, 5년 전(9만2958명) 대비 24.3%(2만2652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저출생 등으로 전체 학생 수가 613만7000명에서 568만5000명으로 줄어든 것과는 반대다.

그럼에도 특수학교 학생 수는 같은 기간 2만6084명에서 3만27명으로 3943명밖에 늘지 않아 이러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만5220명(73.7%)은 모두 일반학교에 특수학급, 일반학급(전일제 통합학급) 등으로 나뉘어 감당하고 있다.


한편 이처럼 특수교육의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는 만큼 특수교육을 위한 특수교육지도사 등 인력의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특수교육지도사는 수업부터 휴식시간까지, 교실·복도·급식실·운동장과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장애학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력임에도 여전히 '보조'라는 낙인과 차별을 겪는다"며 "유독 특수교육 지원인력은 현실적인 배치기준도 없이, 부족한 예산 내에서 한시적으로 채용되고 있다. 게다가 방학 중 비근무로 임금이 사라지고, 휴게시간 미보장, 산재보호 부실, 지역 교육청 간 수당 격차 등 누적된 차별 탓에, 장기적으로 일할 수 없는 구조 속에 놓여 있다"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서진학교 설립 5년…'서울 전 자치구 특수학교' 아직도 하세월

기사등록 2025/04/20 08:00:00 최초수정 2025/04/20 08:06:24

많이 본 기사

newsis_c
newsis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