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 물씬 좋아했는데…'심장 저격수' 불청객 따라왔다

기사등록 2025/04/20 01:01:00

최종수정 2025/04/20 06:08:24

심혈관질환자, 1년 중 3월 가장 많이 발생

급격한 혈관수축·이완 반복 심장부담 커져

급성 심근경색, 환자절반 예고없어 위협적

[서울=뉴시스]일교차가 큰 봄철에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하는 심근경색·협심증 등과 같은 심혈관 질환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25.04.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일교차가 큰 봄철에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하는 심근경색·협심증 등과 같은 심혈관 질환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25.04.20.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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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일교차가 큰 봄철에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하는 심근경색·협심증 등과 같은 심혈관 질환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이자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혈관 질환은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철 더 위험하다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국민관심질병통계를 보면 2023년 기준 심혈관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달은 3월로, 총 34만6778명이 병원을 찾았다. 가장 환자 수가 적은 9월과 비교하면 환자 수가 3만3914명 더 많다.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해 해당 부위가 혈류 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해 손상되면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다. 심혈관 질환으로는 고지혈증,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이 있다. 봄철 심혈관질환자가 급증하는 것은 일교차가 커지면 혈관이 급격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심장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안정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특히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열 발산을 막으려고 한다"면서 "이때 교감신경계가 자극을 받게 되고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진다"고 말했다. 이어 "혈관 통로가 좁아지면서 혈압이 급격히 상승해 혈소판이 활성화되고 혈액 응고가 생기는 등 심혈관계 부담이 커진다"고 했다.

기온이 약 10도 떨어지면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19% 높아지고,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은 22%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도 심장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한 요인이다. 봄철에는 중국 북부 지역과 몽골 사막지대로부터 날아오는 황사로 인해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높아진다. 미세먼지로 발병한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60~9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세먼지가 스트레스 수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미세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침투하게 되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혈관 기능이 손상되고 혈액 응고 능력에 변화가 생겨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게 된다.

봄철 갑작스러운 야외 활동이나 운동은 산소 요구량과 공급량의 불균형을 유발하고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겨 심장에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야외 활동을 하게 되면 대기 오염에 노출되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진다. 고령자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와 황사에 더 취약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025 불암산 철쭉제가 열린 18일 서울 노원구 불암산 힐링타운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봄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2025.04.18.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025 불암산 철쭉제가 열린 18일 서울 노원구 불암산 힐링타운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봄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2025.04.18. jini@newsis.com
특히 혈관이 완전히 막히게 되는 급성 심근경색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고, 급성 심근경색 환자 중 약 50%는 건강에 이상이 없던 환자들이여서 더욱 위협적이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발생한 심장마비로 인해 병원에 도착하기 전 사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병원에 도착해 적절한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률이 5~10%에 육박하고, 심근경색으로 심장 근육이 망가지게 되면 후유증도 크다.

심혈관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정중앙 혹은 좌측에 생기는 통증이다. 협심증은 일반적으로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등 일정 이상의 신체 활동을 했을 때 발생하는 가슴 통증이다. 통증은 일반적으로 5분에서 10분 지속된 후 가라앉는다.

안 교수는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가만히 있는데도 아플 경우 불안정형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의심된다"면서 "이런 경우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혈관 질환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65%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근력 운동을 병행했을 때 근육 손실을 방지하고 유산소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를 수 있다.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심장 전문의 진료를 받고 운동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거나 황사가 심한 날씨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는 것도 혈관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 환기는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때 약 5분 이내로 짧게 자주 하는 것이 좋다. 급격한 혈관 수축을 막으려면 몸이 찬 바람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한다. 큰 일교차를 고려해 아침이나 저녁에 입을 외투를 챙겨 다니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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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 물씬 좋아했는데…'심장 저격수' 불청객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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