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은 넘치지만 현실은 제자리…시민들 “빈수레보다 실속을”
태백시 시정소식지 산소도시 태백 4월호 표지. 시민들에게 미래 비전을 소개하면서 민선9기, 민선10기에 마무리되는 대형 사업을 소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태백시가 최근 배포한 시정소식지가 시민들에게 ‘희망고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민선 8기 현재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비전 사업들이 민선 9기와 10기에서나 결실을 볼 수 있는 사업을 홍보하며 보여주기식 행정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태백시가 이달 초 각 가정과 기관, 상가 등에 배포한 소식지 ‘산소도시 태백 4월호’에 따르면 ‘제1차 태백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제2차 5개년 계획’을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이 계획서에는 미래자원 클러스터(4001억원), 고속도로 개통(15조2031억원), 고속철도 도입(사업비 미표기), 태백URL사업(5138억원) 등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들이 나열됐다.
문제는 이들 중요 사업들이 2032년, 2035년 완공 예정인 ‘먼 미래’의 계획이면서 영월~삼척 고속도로의 경우 15조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사업예산을 포함시킨 점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태백시는 이를 마치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처럼 포장하며 시민들에게 희망적 메시지를 주려 애썼지만, 실제로는 민선 10기 이후에나 성과가 나올 계획들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업인 태백URL사업은 2032년 완공 예정이며, 미래자원 클러스터 사업 역시 2028년까지 추진된다.
영월~삼척 고속도로 건설도 정부 공식 계획상 2035년 완공임에도, 태백시는 이를 2033년으로 앞당겨 소개했다.
태백시의원 A씨는 “시정소식지가 희망을 전하기보다 사실상 ‘희망고문’ 수준”이라며 “핵심 사업 대부분이 민선 10기나 그 이후에나 마무리되는 계획인데, 마치 당장 성과를 보는 것처럼 홍보하는 건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지난해 지역 최대 고용처였던 장성광업소 폐광 이후, 대체산업 유치는 지지부진하고, 중앙부처·국회 설득을 위한 노력조차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시정 소식지는 ‘균형발전’과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구호로 포장하기에만 바쁘다.
이와 관련해 A 시의원은 “정작 시정은 지지부진한 상황인데, 시장은 산후조리원 건축현장 사진이나 차선 도색 작업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생색내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시민들 눈에는 이 모든 게 코미디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태백시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태백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기 위한 차원에서 계획을 소개한 것”이라며 “산업전사위령탑 성역화, 고터실산업단지 조성, 청정메탄올 제조시설 등 각종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상호 태백시장이 지난 16일 시내도로 차선도색 현장을 방문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사랑하는 시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봄에 마무리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사진=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힌편 태백시는 이들 1, 2차 태백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석탄도시에서 무탄소 청정에너지 도시로’, ‘교통오지에서 산업 물류도시로’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라, 실질적 일자리와 대체산업 유치를 향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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