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게요' 메아리, 돌아올 수 있도록 기억할게요"

기사등록 2025/04/16 14:57:35

최종수정 2025/04/16 16:26:23

세월호 참사 11주기…추모 나선 광주시민들

헌화·묵념하면서 돌아오지 않는 304명 추모

출범 앞둔 새 정부에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세월호광주상주모임의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5.04.16.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세월호광주상주모임의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5.04.16.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 메아리가 돼서 돌아올 수 있도록 기억할게요."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하늘의 별이 된 영정 속 304명의 시선이 내리쬐는 시민분향소는 봄기운의 따스함과 참사가 남긴 처연함의 갈림길 한복판에서 시민들을 맞았다.

분향소에 모여든 시민들은 11년 전 이날 가슴을 짓눌렀던 기억을 돌이키며 흰색 면장갑을 손에 끼웠다.

면장갑을 끼며 지긋이 감았다 뜬 눈은 이내 국화 다발이 담겨있는 양동이로 향했다. 허리를 숙여 국화 한송이를 꺼낸 시민들은 답답한 듯 한숨을 내몰아 쉰 뒤 제단에 꽃을 올렸다.

한 시민은 먹먹한 감정을 해소하듯 제단 위에 놓인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문구가 적힌 액자를 향해 오랜 시간 눈길을 줬다.

헌화를 마치고 한 발자국 물러선 시민들은 두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뒤 2014년 4월16일을 떠올렸다.

TV로 생중계되던 침몰하는 배의 상황, 헤드라인에 큼지막하게 뜬 '전원 구조' 오보, 뒤늦은 정정소식과 잠수사 투입, 통곡소리가 소용돌이친 팽목항.

수십 초 묵념을 마친 시민들은 그제서야 무거운 발걸음을 떼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세월호광주상주모임의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묵념하고 있다. 2025.04.16.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세월호광주상주모임의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묵념하고 있다. 2025.04.16. [email protected]


시민들은 해소되지 않은 슬픔이 11년에 이르고 있다며 미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슬픔을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월호 참사의 교훈 '안전 사회 건설'은 매듭짓지 못했다며 기억과 함께 출범을 앞둔 새 정부가 나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안준성(29)씨는 "학창시절 벌어진 참사가 11년이 흘렀어도 현재진행형처럼 느껴진다. 현장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었다지만 11년 사이 벌어진 안전사고들을 통해 돌이켜보니 결국 보폭이 큰 제자리걸음이었던 것 같다"며 "진상규명을 다시하든, 법망을 빠져나간 해경 책임자를 확실히 가려내 처벌하든 새로운 후속이 필요하다. 새로 출범할 정부는 반드시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은(18)양도 "교육 현장에서의 세월호는 사전적 또는 역사적 의미에 그쳤다. 사회에서 배우고 깨우치는 세월호의 입체적인 면을 공부하면서 안전사회 건설 필요성을 깨닫고 있다"며 "숨진 언니, 오빠들의 나이가 된 올해 세월호가 남긴 의미가 유독 크게 다가온다. 아픈 가슴을 안고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질 때 까지 희생된 304명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매년 시민분향소 운영을 돕고있는 김은경 어린이도서연구회 광주지부장은 "잊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이 현실화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매년 4월16일을 기리는 것이다. 이 의미에서 시민분향소는 시민들에게 등대와 같은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며 "시민분향소가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메아리가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시민들도 부디 2014년 4월16일을 잊지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광주시민분향소가 운영되고 있다. 2025.04.16.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광주시민분향소가 운영되고 있다. 2025.04.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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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을게요' 메아리, 돌아올 수 있도록 기억할게요"

기사등록 2025/04/16 14:57:35 최초수정 2025/04/16 16: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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