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산업구조 맞춰 행정 유연성 갖춰야"[발목 잡힌 인천 수출 중고차③]

기사등록 2025/04/18 13:00:00

[인천=뉴시스] 인천 연수구 중고차수출단지. (사진=연수구 제공) 20205.04.16. photo@newsis.com
[인천=뉴시스] 인천 연수구 중고차수출단지. (사진=연수구 제공) 20205.04.16.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중고차 수출 말소 등록 업무가 폭증하면서 행정처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업자들은 불필요한 대기시간과 이동시간을 소모하며 수출기일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적 한계가 오히려 수출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공무원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제도적 유연성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인천에 대해서는 기준 인건비를 초과할 경우 조정교부금을 삭감하는 ‘패널티 조항’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것이 최소한의 대책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1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인천 지역 내 중고차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며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물량이 늘어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현지 생산공장이 폐쇄되면서 러시아의 중고차 수입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실제로 인천지역의 연도별 수출말소 건수를 보면 2020년 21만190건에서 2021년 26만1077건, 2022년 25만9216건, 2023년 39만3592건, 2024년에는 40만1571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처럼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행정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수출을 위한 말소 등록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업계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 수출업자들은 "말소 기한을 맞추기 위해 인근 경기도 지자체까지 찾아가 말소 등록을 처리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업계에서는 행정 처리를 위해 항만에 인접한 남동구, 동구, 서구, 연수구, 옹진군 등을 찾아 말소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들 구청은 각종 자동차 등록 민원과 병행 처리하고 있어 업무가 과부하된 상태다.

그 여파로 민원인들은 긴 대기시간을 감수해야 하고, 수출업자들은 일정 차질로 인해 손해를 보고 있다. 늘어나는 중고차 수출량에 비해 이를 처리할 인력과 제도는 그대로다.

자동차 수출 말소 등록 업무는 건당 약 1분10초가 소요되며, 일반직 공무원의 적정 일 처리 건수는 350건(하루 7시간 근무 기준), 임기제 공무원은 약 300건(6시간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전담조직 신설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정부의 2027년까지 공무원 정원 동결 방침에 따라 현실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임기제 공무원을 한시적으로 추가 채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지만, 이 또한 기준 인건비를 초과할 경우 조정교부금이 삭감되는 제도적 패널티가 따르기 때문에 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실익이 없는 구조다.

결국 현장의 수요는 증가하는데, 제도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최소한 중고차 수출과 같은 특수 행정수요에 대해서는 한시적 인력 보강 시 불이익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실질적인 제도 개선 없이는 수출 활성화 정책이 현장에서 발목 잡힐 수 있다는 경고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역별 행정 수요에 맞춘 '제도적 유연성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국 단일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는 인력 운영과 인건비 산정 방식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고차 수출처럼 특정 산업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구조에서는, 지방정부가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한시적 예외 규정이나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김용철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지역별 산업 구조와 민원 수요가 각기 다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인력 기준과 인건비 산정은 전국 단일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고차 수출처럼 특정 산업에 따라 행정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은 예외 규정을 통해 한시적으로라도 인력 충원을 유연하게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중고차 수출은 국가 물류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된 사안인데도, 이를 뒷받침할 행정은 지방자치단체 단위에 묶여 있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는 조정교부금 감액 조항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행정이 민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수출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 행정체계가 현장의 민간 산업 흐름에 발맞춰 작동하지 못할 경우 국가 물류의 효율성까지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정원 동결 기조 속에서 탄력적 인력 재배치와 함께 한시적 제도 유예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천시가 보유한 행정 인력을 수요에 맞춰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우선적 해결책이라는 게 홍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행정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중고차 말소처럼 특정 업무에 수요가 집중되는 경우라면, 기존 공무원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규직 공무원 증원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단기적 수요에는 임기제 공무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홍 교수는 "임기제 공무원 채용을 통해 단기 수요를 보완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며, "현재처럼 기준 인건비를 초과할 경우 조정교부금이 삭감되는 구조는 지역 맞춤형 정책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조정교부금 삭감 기준을 전국 일괄 적용하기보다는, 산업 구조에 따라 차등적·한시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인천처럼 특정 산업 수요가 높은 지역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조정교부금 감액 조항을 유예할 필요가 있다"며 "전국 모든 지역이 중고차 수출을 담당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별 산업 구조에 맞춘 행정 유연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재식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인천경실련) 공동대표는 "최근 미국의 상호 관세 여파로 지역 경제가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출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지자체가 별도의 전용 창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수출 관련 기관들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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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산업구조 맞춰 행정 유연성 갖춰야"[발목 잡힌 인천 수출 중고차③]

기사등록 2025/04/18 13: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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