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 지연에 車 선적 차질·고객 불만 잇따라[발목 잡힌 인천 수출 중고차①]

기사등록 2025/04/16 14:00:00

최종수정 2025/04/16 15:28:23

[인천=뉴시스] 인천 연수구 중고차 수출단지. (사진=연수구 제공) 2025.04.16. photo@newsis.com
[인천=뉴시스] 인천 연수구 중고차 수출단지. (사진=연수구 제공) 2025.04.16.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오전 접수하면 오후에 말소증이 나왔던 게, 요즘은 이틀, 사흘씩 밀립니다. 말소가 늦어지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차주들로부터 심한 욕설까지 듣는 실정입니다."

최근 인천지역 기초자치단체에서 차량 수출 말소 등록이 지연되면서 현장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말소 등록은 중고차 수출에 있어 선적을 위한 필수 절차다.

이 과정이 지연되면 선적 일정 계획이 틀어지고, 수출업자와 해외 바이어 모두 일정에 차질을 겪게 된다.

중고차 수출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물량이 늘어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중고차 수입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실제로 인천지역에서의 연도별 수출말소 건수는 늘어나고 있다.

1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2020년도에는 21만190건이었던 수출말소 건수는 4년 만인 2024년에는 40만1571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행정력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2027년까지 공무원 정원을 동결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기초자치단체들도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지 못하는 상황. 수출을 위한 말소 등록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업계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수출업계 관계자들은 "늦어지는 행정 절차 하나로 전체 수출 일정이 흔들린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진 원팀무역 대표는 "최근 수출 차량의 말소 등록 처리가 예전보다 눈에 띄게 지연되고 있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오전에 서류를 접수하면 늦어도 당일 오후에는 말소가 완료됐는데, 요즘은 다음 날까지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수출 일정에 민감한 업계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지연된 말소 처리는 고객 응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 대표는 "말소가 늦어지면 차주와 바이어, 플랫폼 업체들로부터 연달아 확인 전화가 온다"며 "처음엔 잘 설명해 드리지만, 반복되면 감정적으로도 많이 힘들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범구 진흥무역코리아 대표도 "수출 차량의 말소 등록이 늦어지면서 고객 불만은 물론, 수출 일정 전반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현장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구청에 오전 9시쯤 서류를 접수하면 두 시간 안에 말소가 완료됐는데, 요즘은 하루 이상 걸리는 일이 잦고, 심할 땐 2~3일까지 지연된다"며 "차를 인도받은 고객이 '왜 말소가 안 됐느냐' '혹시 타고 다니는 것 아니냐'며 의심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면장이 발급돼야 선적이 가능한데, 말소가 늦어지면 면장도 늦고, 선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며 "특히 컨테이너 한 대에 3~5대 차량이 함께 들어가는데, 그중 한 대라도 말소가 늦어지면 전부 출항을 못 하는 상황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인천 기초자치단체들도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수출단지가 위치한 일부 자치구는 하루 수백 건 이상의 말소 민원이 몰리며 일반 차량 민원까지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우리 구는 관내 중고차 수출단지가 있어 수출말소가 많은 구"라면서 "최근 수출말소가 급증함에 따라, 해당 업무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그에 따라 일반 민원 처리에도 대기시간이 늘어나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행업체를 통해 수출말소 처리를 하던 수출업체에서도 대행업체에서 모든 건수를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면서 직접 방문하여 처리하는 건수가 증가하게 됐다"며 "그에 따라 일반 민원의 대기시간을 포함한 처리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출말소의 경우 전국에서 처리가능한 위임사무"라면서 "중고차 수출 관련 기관에서는 수출말소 건을 다른 지역에도 배분해 효율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조정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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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소 지연에 車 선적 차질·고객 불만 잇따라[발목 잡힌 인천 수출 중고차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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