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서 생산" 빅테크, 트럼프 '코드 맞추기'

기사등록 2025/04/16 07:00:00

최종수정 2025/04/16 07:52:24

엔비디아 AI용 슈퍼컴퓨터 전량 美 생산

AMD도 美 애리조나서 서버용 CPU 제조

빅테크, 관세 총력 대응…추가 투자 촉각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5'의 기조연설을 통해 최신 AI 혁신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엔비디아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5'의 기조연설을 통해 최신 AI 혁신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엔비디아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용 슈퍼컴퓨터를 전량 미국에서 생산하는 계획을 공개한 데 이어 AMD도 차세대 제품이 '미국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과 자국 내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강화하려는 정책 방향에 부응하려는 결정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추가 투자가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14일(현지시간)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내에서 AI 슈퍼컴퓨터를 설계 및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주요 제조 파트너들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TSMC 공장에서 차세대 반도체인 '블랙웰' 칩 생산을 시작했다. 또 텍사스주 휴스턴과 댈러스에 슈퍼컴퓨터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12~15개월 내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특히 향후 4년 안에 TSMC, 폭스콘, 위스트론, 앰코, SPIL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5000억달러(70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를 미국 내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AI 인프라의 엔진이 처음으로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미국 내 제조를 더하면 급증하는 AI 칩과 슈퍼컴퓨터 수요를 더 잘 충족시킬 수 있고, 공급망을 강화하며 회복력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반도체 기업인 AMD 역시 TSMC의 애리조나 신규 제조 시설에서 5세대 AMD 에픽 CPU(중앙처리장치) 제품의 반도체 구현과 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발표하며, 미국 내 제조에 대한 헌신을 강조했다.

이 제품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AMD의 차세대 서버용 프로세서로, 인텔을 추격 중인 AMD의 핵심 제품이다. 세계 최초로 TSMC의 2나노미터 공정 기술을 적용한 고성능 컴퓨팅(HPC) 반도체로 개발 중이다.

리사 수 AMD CEO는 "이번에 TSMC N2 공정과 애리조나 팹 21(Fab 21)의 주요 HPC 고객이 된 것은 AMD가 첨단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미래 컴퓨팅을 실현하는 데 있어 TSMC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명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앞서 현대차그룹과 애플, 엔비디아, TSMC 등도 대규모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앞세워 제조업 리쇼어링(해외 공장의 미국 복귀)을 추진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엔비디아의 투자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인 관세 덕분"이라며 "관세가 없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다만 관세 정책의 효과가 일부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4년 이상 중장기적인 목표에서 추진하는 것인 만큼 실질적인 투자는 이보다 작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상당수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생산시설 이전 비용을 치르며 미국에 복귀하기보다 다른 저관세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 CNBC에 따르면 공급망 관련 미국 기업 38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1%가 공급망을 미국으로 이전하기보다는 관세가 낮은 국가로 옮기는 것이 비용 면에서 더 효과적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리쇼어링을 꺼리는 이유로는 '비용 부담'(74%)과 '숙련 노동력 부족'(21%)이 꼽혔다.

실제로 미국에 생산설비를 옮길 경우 비용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47%) 가까이 됐고, 두 배 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도 18%에 달했다.
[서울=뉴시스]AMD는 14일(현지시각) 차세대 AMD 에픽 프로세서인 코드명 '베니스(Venice)'가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의 첨단 2나노미터(N2) 공정 기술로 테이프아웃 및 생산된 업계 최초의 HPC 제품이라고 발표했다.(사진=AMD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AMD는 14일(현지시각) 차세대 AMD 에픽 프로세서인 코드명 '베니스(Venice)'가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의 첨단 2나노미터(N2) 공정 기술로 테이프아웃 및 생산된 업계 최초의 HPC 제품이라고 발표했다.(사진=AMD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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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서 생산" 빅테크, 트럼프 '코드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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