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코인 위믹스, 최초 재상폐 될까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내 대표 K-코인 위믹스의 상장 폐지(상폐) 여부가 이번주 결정된다. 상폐가 확정된다면 국내 가상자산 업계 최초의 재상폐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지난 2020년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를 제외한 국내 원화거래소(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이번주 중으로 위믹스 상폐 여부를 공지할 예정이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거래 지원 종료(상폐) ▲거래 유의 기간 연장 ▲거래 재개 등 3가지다. 위믹스가 가장 원하는 결과는 거래 재개다.

위믹스가 상폐 위기에 놓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22년 유통량 허위공시 논란으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에서 상폐된 바 있다. 이후 업비트를 제외한 빗썸, 코인원, 코빗 등에 재상장됐다. 고팍스는 그 무렵 신규 상장했다.

불과 3년 만에 같은 자리에 서게 된 배경은 '해킹'과 '불성실 공시 논란' 등이다. 위믹스 865만여개(90억원 규모)가 해킹당한 사실을 4일 늦게 발표한 것이 화근이었다.

원화거래소 협의체 닥사(DAXA·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는 재단이 해킹을 발표한 당일 불성실 공시 등을 이유로 위믹스를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입금을 중지시켰다.

재단에 따르면 해킹으로 탈취된 위믹스는 쿠코인과 비트마트, 바이비트, 비트겟, HTX, 비트투미, MEXC 등 글로벌 거래소 7곳을 통해 대부분 매도된 것으로 추정된다.

재상폐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여전히 불명확한 해킹 원인 때문이다. 위믹스 재단은 지난달 4일 해킹 발표 이후 총 두 번의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구체적 원인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도 밝히지 못했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는 지난달 17일 열린 첫 번째 간담회에서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침해 경로를 추적 중"이라며 "가장 유력한 원인은 서비스 작업자가 작업 편의성을 위해 지난 2023년 7월 중순 공유저장소에 자료를 업로드했고, 해당 자료의 유출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최초 유출 경로로 파악된다"고 언급했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위믹스가 현재까지 해킹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사실은 명백하다"며 "위믹스 재단이 연 간담회 두 번 다 갔던 관계자들 모두 동일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패닉을 우려해 공시를 지연했다는 입장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해킹 여파로 시장이 피해를 보는 것은 재단이 예단해서 대응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금융당국이 닥사와 함께 마련한 가이드라인에는 '원인 미상의 해킹이 발생한 코인을 상장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만 위믹스의 업계 내 상징성과 개선 노력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맞선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가 두 번의 간담회를 통해 "끝까지 생존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만큼 예상 밖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11일 '위믹스 홀더 간담회'에서 "현재 닥사와 소통하고 있고, 소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만약 글로벌 블록체인 업계가 끝없는 침체를 겪더라도 위믹스는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10~20개의 프로젝트 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위믹스가 지닌 업계 내 상징성과 파급력을 고려해 거래소들은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며 "재단이 해킹 발생 원인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대책 방안을 충분히 마련하는 지가 재상폐를 결정지을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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