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화이트칼라 범죄 처벌 대거 축소

기사등록 2025/04/15 11:08:18

트럼프 "해외 뇌물 처벌, 미 기업 해외 경쟁력 해친다" 선언

기업 기소 대거 철회, 처벌 조기 종료…트럼프 직접 사면도

증감위·상품선물거래위도 암호 화폐 회사 조사 대거 중단

[서울=뉴시스]미 법무부 청사.(출처=미 총무청 홈페이지) 2025.4.1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미 법무부 청사.(출처=미 총무청 홈페이지) 2025.4.15.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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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부가 해외 뇌물, 공직 부패, 자금 세탁, 암호 화폐 시장 관련 등 화이트칼라 범죄 처벌을 크게 완화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2월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뇌물죄 기소가 미국 기업의 해외 경쟁력을 해친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이 수십 건의 사건 수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자금 세탁과 제재 회피 관련 조사 대신 마약 카르텔과 국제 범죄 조직 수사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기류 속에서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명확한 피해자가 없는 사건의 경우 기업 임원을 기소하지 않는 것이 그 하나다. 또 정치적 이유로 기소됐거나 기소가 경쟁력을 약화시키거나 국가 안보에 해가된다는 주장에 법무부가 귀를 기울이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일부 사건 변호인들이 기소 철회나 수사 종결을 검찰에 요청하고 있다.

기업 변호인들 기소 철회, 수사 종결 대거 요청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예측했던 온라인 선거 예측 시장 폴리마켓이 지난해 시작된 수사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한 예다.

보잉도 737 MAX 기종 추락사건 2건과 관련된 유죄 합의안을 철회할 수 있게 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다.


인도 억만장자 가우탐 아다니의 변호인들도 그와 임원들이 해외 뇌물 혐의로 기소된 것을 철회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다.

또 2022년 해외 뇌물 및 시장 조작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스위스 원자재 거래 대기업 글렌코어가 올해 2명의 준법감시인 활동을 조기에 종료해줄 것을 법무부에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이들의 활동으로 이 회사는 1억4000만 달러(약 1996억 원)의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글렌코어는 제트기, 탄약, 드론,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희소 광물 코발트의 미국 내 주요 공급사라는 점. 미국과 중국이 현재 코발트 공급을 놓고 경쟁하고 있음을 강조해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밖에 뇌물 혐의로 기소된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의 기소가 뉴욕연방검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철회됐다.

또 트럼프가 직접 뉴욕 맨해튼 연방검찰청이 기소한 여러 피고인들을 사면했다.

지난달 말 트럭 제조 스타트업 니콜라의 창립자이자 자신의 후원자인 트레버 밀턴을 사면했다. 그는 자사 기술과 차량에 대해 허위 주장을 하며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또한, 자금세탁 방지 규제를 위반해 유죄 인정을 했던 비트멕스 암호 화폐 거래소의 공동 창업자 3명과 회사도 사면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1억 달러의 벌금 납부가 필요 없게 됐다.

연방 검사들 사이에 트럼프가 해외 뇌물 관련법을 싫어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뉴저지 연방 검사로 새로 임명된 알리나 하바는 트럼프의 전 고문이자 변호사로, 인도에서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전 코그니전트 임원들의 기소를 기각했다.

로스앤젤레스 연방 검찰청에서는 앤드루 비더혼 패트브랜드 CEO에 대한 사기 사건을 지휘하던 검사가 해고됐다.

해고된 애덤 슐라이퍼 검사는 2020년 하원의원 후보 시절 작성한 반트럼프 트윗으로 인해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의 지적을 받았다.

증권거래위원회(SEC)도 해외 뇌물법 집행기관 중 하나다. SEC의 해외부패방지법(FCPA) 전담 부서장과 부국장이 최근 4500명 규모의 기관 슬림화 정책에 따라 퇴직 보상을 받고 떠났다.

트럼프 일가 암호 화폐 회사 투자 뒤 소송 중단

SEC는 암호 화폐 기업 코인베이스, 크라켄, 컴벌랜드 DRW에 대한 소송도 철회했다. 또 SEC는 2023년 3월 시장 조작 및 사기로 기소했던 중국계 암호 화폐 거물 저스틴 선에 대한 소송도 일시 중단했다.

트럼프 당선 몇 주 뒤 선이 트럼프 일가 소유 암호 화폐 회사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3000만 달러(약 427억 원)를 투자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사건을 축소하고 있다. 캐롤라인 팜 위원장 대행은 지난달 취임 후 현재까지 전체 수사의 3분의 1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종결된 사건 중에는 암호 화폐 파생상품을 불법적으로 거래한 혐의를 받은 바이낸스와 비트멕스를 상대로 한 수사가 포함돼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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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화이트칼라 범죄 처벌 대거 축소

기사등록 2025/04/15 11:08:1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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