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우크라 종전 합의 쉽지 않아…기회 날려선 안 돼"

기사등록 2025/04/15 15:33:26

최종수정 2025/04/15 16:32:24

'美측과 핵심 요소 합의했나' 묻자 "아니요"

"근본 원인 제거해야 합의"…병합지역 인정 강조

트럼프 정부 신뢰…"바이든 정부와 달라"

[모스크바=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뉴시스DB)
[모스크바=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4일(현지 시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핵심 문제에서 미국 측과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자국 매체 콤메르산트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괄적 합의의 핵심 요소들을 구체화했는지, 미국 측과 합의를 이룬 부분이 있는지' 묻는 질의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는 "합의의 핵심 요소들을 합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이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이 제거돼야만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해 6월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외무부 연설을 상기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초청받지 못했던 우크라이나 주도의 첫 번째 평화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영토 인정',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불가' 조건을 수용하면 즉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푸틴 대통령은 당시) 장기적이고 신뢰할 수 있으며 공정한 제안의 기초가 되는 원칙을 매우 명확하게 제시했다. 국민의 이익, 특히 유엔헌장에 따른 소수민족의 권리를 완전히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었다"며 "그것은 요청하는 입장이 아니었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것은 유엔헌장 조항, 수많은 협약,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주민투표 결과에 기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것은 돈바스와 노보로시야를 포함한 4개 지역(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을 말한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위대한 조국, 즉 러시아 연방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라브로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조 바이든 전 정부와 다르다며 협상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영국, 유럽연합(EU)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려고 하며, 가장 중요하게는 우크라이나 분쟁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2014년 미국과 EU는 우크라이나에서 반(反)헌법적 쿠데타를 조직하고 자금을 지원했고, 이것이 러시아와의 대결을 촉발했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를 초래한 엄청난 실수는 바이든 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끌어들이기로 했기 때문이란 것을 반복해서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 협상단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정치에서 실용적이고 상식적인 접근 방식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던 사실도 전했다.
[리야드=AP/뉴시스]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지난 2월 18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디리야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첫 고위급 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국 측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앙에 사우디 측 파이살 빈 파르한 외무장관과 모사드 빈 무함마드 알 아이반 국가안보보좌관, 오른쪽에 러시아 측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2025.04.15.
[리야드=AP/뉴시스]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지난 2월 18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디리야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첫 고위급 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국 측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앙에 사우디 측 파이살 빈 파르한 외무장관과 모사드 빈 무함마드 알 아이반 국가안보보좌관, 오른쪽에 러시아 측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2025.04.15.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가 미국에게 받은 메시지는 국익이 일치하지 않을 때, 미·러는 세계 무대에서 책임 있는 행위자로서 그러한 모순이 대립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우리는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가 어떤 것인지, 우리가 거부한 적이 없는 거래가 어떤 것인지, 우리를 또 다른 함정으로 유인하기 위한 거래가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며 "기회를 낭비해선 안 된다"고 부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어렵지만 대화가 복원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여러 문제에 대한 국가적 이익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측 모두에게 열망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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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무 "우크라 종전 합의 쉽지 않아…기회 날려선 안 돼"

기사등록 2025/04/15 15:33:26 최초수정 2025/04/15 16: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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