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경계심…“중국과 베트남이 미국 망치려 하나?”

기사등록 2025/04/15 11:18:14

시 주석-또 럼 서기장 정상회담에 불편한 심기 드러내

美와 관세협상 베트남, 미-중간 줄타기 외교에 관심

베선트 장관 “미중 경제 디커플링? 그럴 필요없지만 그럴수도”

[하노이=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14일 하노이에서 만나 환영객들에게 손을 흔들고있다. 2025.04.15.
[하노이=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14일 하노이에서 만나 환영객들에게 손을 흔들고있다. 2025.04.15.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중국과 베트남이 함께 미국을 망치려고(screw) 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과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3개국 순방에 나선 날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의 순방을 즈음해 ‘거친(rude) 발언’이 나왔다고 이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동남아 순방에 나선 시 주석을 화두로 올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베트남과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미국을 망치려는 계획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비난하지 않는다. 베트남을 비난하지도 않는다. 오늘 그들이 만나는 걸 봤다. 정말 멋진 만남이다. 정말 멋진 만남이다”며 시 주석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만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트럼프는 “마치 미국을 어떻게 망칠지 고민하는 것 같다”며 “전임자 조 바이든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수조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 중에도 “나는 시 주석을 비난하지 않는다. 그를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모든 협상은 두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는 상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양국 (미국의 145%와 중국의 125%) 관세는 큰 금액으로 농담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노이=AP/뉴시스] 14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 대통령궁에서 열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공식 환영식에 앞서 베트남 화동들이 양국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5.04.15.
[하노이=AP/뉴시스] 14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 대통령궁에서 열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공식 환영식에 앞서 베트남 화동들이 양국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5.04.15.

그는 미중 경제의 ‘디커플링(분리)’에 대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사이에 언젠가는 큰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중국은 가장 큰 경제적 경쟁자이자 가장 큰 군사적 라이벌이기 때문에 ‘특별한 협상 방식(formula)’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 주석이 14일 베트남 판민친 총리와 만나는 동안 베트남 국영 언론은 양국이 40건 이상의 거래에 서명했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SCMP에 따르면 베트남 공산당 기관지 난단은 사설에서 “시 주석은 두 나라에 생산 및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해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베트남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으로 두 나라 간 무역은 2024년에 전년 대비 14.6% 증가했다.

트럼프 1기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중국업체들이 베트남으로 생산 거점을 이전해 미국 시장을 공략했으나 베트남은 이번에 46%의 상호 관세가 부과됐다.

베트남은 중국 제품의 우회 생산 기지로서의 역할을 줄이겠다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에 나서고 있다.

시 주석의 방문을 맞아 베트남이 미중 사이에서 어떤 줄타기 외교를 할지 주목된다.

시 주석은 베트남에 도착한 날 베트남 노동당 기관지 인민보에 기고한 글에서 “양국은 산업 및 공급망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5G, 인공지능, 녹색 개발 등 신흥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창출하자”고 말했다.

시 주석은 “무역 전쟁과 관세 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무역주의는 출구가 없다”며 “우리 두 나라는 다자간 무역 시스템, 안정적인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국제 환경을 단호히 보호하자”고 제의했다.
[하노이=AP/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 주석이 14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을 마친 후 함께 양국 간 체결했던 협정서 사본을 들러보고 있다. 2025.04.15.
[하노이=AP/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 주석이 14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을 마친 후 함께 양국 간 체결했던 협정서 사본을 들러보고 있다. 2025.04.15.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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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경계심…“중국과 베트남이 미국 망치려 하나?”

기사등록 2025/04/15 11:18:1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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