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과 협력" 강조하는 중국의 언어
"각국 내 엉덩이에 키스" 트럼프의 말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일지는 분명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 전쟁과 소프트파워 폐기가 중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2025.04.12.](https://img1.newsis.com/2025/04/11/NISI20250411_0000249407_web.jpg?rnd=20250411034925)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 전쟁과 소프트파워 폐기가 중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2025.04.1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군사력, 압도적인 경제 규모, 글로벌 소프트파워를 가진 미국의 세계 지배력이 갈수록 취약성을 드러내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이고 소프트파워를 해체하면서 중국이 미국을 대신하는 나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은 민주주의 동맹국들과 가치를 공유하는 것을 바탕으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해왔다.
그러나 트럼프가 러시아 독재자와 화해하려 하고 그린란드, 캐나다. 파나마 운하를 합병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미국과 동맹국 사이의 유대가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
유럽 각국의 여론 조사에서 미국은 더 이상 동맹이 아니며 나아가 친구로도 인식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JD 밴스 미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인들이 뭐라고 악을 쓰든 신경 쓰지 않는다. 미국 시민들의 이익을 우선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이 “윈윈 협력”과 세계 번영을 위한 최고의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중국 공산당을 쉽게 믿기는 어렵지만 존중과 협력을 내세우는 중국의 언어는 워싱턴이 요구하는 ‘조공’보다 훨씬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가 “각국이 내 엉덩이에 키스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중국 싱크탱크 ‘중국과 글로벌화 센터’의 빅터 가오 부소장은 “중국은 세계 무역이 인류 전체의 발전을 촉진하는 수단이며, 각 나라는 자기만의 발전 경로를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고 있다. 미국을 소외시키려는 나라는 없다. 미국 스스로 세계로부터 자신을 끊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동맹국들에도 높은 상호 관세를 부과하면서 일부 동맹국들과 관계 악화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이민 당국이 외국 입국자들을 괴롭히고 구금한 사례가 밝혀지면서 지난달 미국 입국 외국인이 11.6% 줄었다.
미국이 글로벌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크게 기여하던 대학들에 대한 연구 자금 지원을 삭감하면서 세계 교육 시장 미국 점유율이 매년 줄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갑작스럽게 수천 개의 학생 비자를 취소하자, 외국 학생들이 영, 캐나다, 호주 등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대부분 국가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지난해 12월, 중국은 아프리카 33개국 등 세계 최빈국 43개국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폐지했다.
트럼프는 마다가스카르, 레소토 같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들까지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공중보건, 영양, 교육 등 미 국제개발처(USAID)가 지원해온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중단하면서 이미 큰 타격을 받는 나라들이다.
아프리카의 광물, 항구, 해상로 등 세계 각지가 미중 전략 경쟁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마이클 랭글리 미군 아프리카사령부 사령관은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베이징이 이미 USAID가 지원하던 핵심 프로젝트 일부를 대신하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이 빠르게 중국 품에 안길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미국의 변덕이 많은 나라들로 하여금 대안국가를 모색하도록 만든다.
미 랜드연구소 데릭 그로스먼 교수는 “우리가 국제질서를 계속 흔들고, 동맹국과 파트너들을 불편하게 만들면 그들은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선택지는 많지 않다. 중국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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