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소방간부, 부인 회사 수의계약 파장…여성·지역업체 악용?

기사등록 2025/04/08 15:21:40

물품 수의계약, 여성기업은 5000만원까지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로 청주권 업체 이점

소화기 등 취급하는 청주 부인 업체와 거래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현직 소방 간부의 '가족 회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소방당국의 허술한 계약 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다. <뉴시스 4월7일 보도>

8일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본부 청문감사팀은 최근 A소방령(5급 상당)의 부정거래 의혹을 포착하고 내부 감찰을 진행 중이다.

A소방령은 2020년부터 최근까지 본부 모 부서에 근무할 당시 보호장비·물품 구매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부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거래한 의혹을 받는다.

자신의 처남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업체와 계약을 추진한 의혹도 있다.

그 배경에는 여성기업이나 지역업체에 일감을 몰아줄 수 있는 수의계약 제도의 허술함이 깔려 있다. 도 소방본부의 물품 수의계약은 2000만원 이하로 허용되는데, 여성기업이나 장애인고용기업에 대해서는 5000만원까지 지출 한도가 늘어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업체 우선 계약도 관행적으로 이뤄진다.

A소방령은 여성기업이자 청주에 소재한 부인 회사와 다수의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의 취급 물품은 간이소화기와 투척용소화기, 교육용 CPR, 수건, 우산 등이다.

사업 시기와 내용만 바꿔 예산을 쪼개면 같은 성격의 물품도 여러 차례 수의계약이 가능해 A소방령의 부정거래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A소방령은 2020년부터 계약부서에 근무해 오다가 소방령으로 승진한 뒤 지난해 1월부터 팀장직을 수행해 왔다. 계약 업체가 가족 운영 회사라는 사실은 철저히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청문감사팀은 이 기간 서류 조작 여부와 수의계약 규모, 계약 절차, 도입장비 하자 여부를 살피고 있다. A소방령이 다른 부서에 근무할 당시에도 가족 회사와의 수의계약을 유도하거나 진행한 사실이 있는지도 들여다보는 중이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참고인 조사를 진행 중이고 아직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은 상태"라며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경찰 수사 의뢰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감찰과 동시에 본부 내 다른 부서로 전보된 A소방령은 수차례 전화 연결에도 닿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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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소방간부, 부인 회사 수의계약 파장…여성·지역업체 악용?

기사등록 2025/04/08 15:21:4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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