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인접한 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소음·진동 탓에 뱀장어 폐사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양식업자들이 지자체와 시공사를 상대로 낸 민사 소송에서 승소했다.
광주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정영호 부장판사)는 양식업자 A씨 등 2명이 전남도와 도로 포장 공사 시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전남도와 시공사는 공동으로 원고 A씨 등 2명에게 6억845만8530원과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A씨 등 원고 2명은 전남 모 지역에서 뱀장어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양식 시설물인 축양장·비닐하우스와 최소 15.3m에서 최대 184.7m 떨어진 인접한 구간에서 도로 포장 공사가 진행됐다.
2015년 1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이어진 도로 공사에는 굴착기, 덤프트럭, 진동 롤러, 살수차 등 각종 중장비가 투입됐다.
공사 기간 중 양식장 내 뱀장어가 대량 폐사하자 A씨는 공사 중 발생한 소음·진동으로 인해 뱀장어가 폐사하거나 성장 지연이 발생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며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환경위원회)에 전남도와 시공사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환경위원회는 2021년 해당 공사의 평가 수중소음도가 피해 인정 기준을 초과했다며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전남도와 시공사 측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결정했다.
이후 손해배상 산정 과정에서 감정인은 소음 측정 평균치와 공사소음 영향 예측 결과, 수중 소음·진동의 전파 속도와 감쇠 정도 등을 반영해 손배액으로 5억1360만7630원을 책정했다.
A씨 등 2명은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라 공사로 인한 뱀장어 폐사·성장 지연 피해에 대해 공동으로 배상하라며 이번 소송을 냈다.
이에 전남도는 "시공사와 도급계약을 맺었을 뿐, 구체적인 지휘나 감독을 하지 않아 공사로 인한 피해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시공사는 "실제 현장에서 측정한 소음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연도별 피해율, 작업일수 등이 잘못 산정됐다. 피해액 산출에 쓰인 뱀장어 판매단가도 환경위원회 결정 당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손배액 감정 결과를 믿기 어렵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뱀장어는 치내 진동판이 음향 진동에 따라 미세한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소음에 의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리적 균형이 무너져 질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결국 성장이 저하되거나 폐사하게 된다"면서 공사와 뱀장어 피해 간 인과관계는 거듭 인정했다.
이어 "전남도는 공사 시행자로서 공사 실시 여부, 규모, 예산 범위 등을 최종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환경정책기본법상 공사 현장의 사업자이자 원인자로서 시공사와 함께 원고들의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감정인의 손배액 산정 역시 환경위원회 결정에서 누락된 피해 측정 결과를 담는 등 여러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합리적 분석을 거쳐 도출된 결과로 보인다"며 밝혔다.
다만 손해 배상 책임 범위에 대해선 "원고들이 입은 폐사 또는 성장 지연 피해액은 총 8억1127만8041원이다. 공평의 원칙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피고들의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75%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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