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 230개 지급, 실제 52개…생수 단가 3000원, 부실 정산 의혹

지난해 5월 17~19일 태백 장성체육관과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24 전국 어울림생활체육 산소도시 태백 배드민턴 대회.(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지난해 5월 강원 태백시에서 열린 ‘2024 전국 어울림 생활체육 대축전’ 배드민턴 대회가 예산 부풀리기와 부실 정산으로 논란에 휘말렸다.
대회에 참가한 팀은 예상보다 훨씬 적었던 136개 팀에 불과했으나 무려 4000개의 상품이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태백시에 따르면 지난해 5월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 대회는 전국의 생활체육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장성체육관과 국민체육센터에서 배드민턴, 댄스스포츠 등 2개 종목에 걸쳐 진행됐다.
당초 행사 주관사에서 700개 팀이 참가한다는 제안서에 따라 태백시는 고원체육관을 행사장소를 예정했다가 19%에 불과한 136팀 참가에 그치자 장소를 장성실내체육관으로 변경했다.
당시 태백시는 대회 참가 팀 수가 700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맞춰 행사 주관사에 5496만원을 보조하며 총 7996만원의 예산(자부담 2500만원)을 집행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인 ‘태백시민행동’이 확인한 결과, 실제 참가 팀은 136개 팀에 불과했다. 더욱 충격적인 건 대회에 지급된 상품 수량과 시상 내역, 대회 시상품으로 지급된 라켓과 가방은 참가 팀 수를 훨씬 웃도는 4000개였고, 생수 단가는 3000원으로 터무니없이 부풀려졌다.
특히 시상 내역에서 1등에게 지급된 라켓(개당 7만원)은 230개라고 발표되었으나 실제 지급된 라켓은 단 52개에 불과했다. 2등(개장 5만원)과 3등(개당 2만5000원)에게 지급된 가방 역시 발표된 수량은 230개였으나 실제 지급된 수는 각각 52개로 밝혀졌다.
아울러 단체전 경기가 없었음에도 시상품에 869만원을 지출했고 셔틀콕과 임원단복(440만원)에도 셔틀콕을 과다 사용 논란이 생겼고 인건비(370만원)와 임대비(186만원) 등도 적정성이 제기된다.
더욱 문제는 참가팀별로 납부한 5만원(총 680만원)의 집행내역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고, 보조금 환수 조치도 없었다는 점이다. 보조금 환수 대상금액은 최소 2000만원이 넘는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생수와 기타 물품의 과다 청구와 부풀려진 예산 집행은 결국 태백시의 부실한 정산 관리와 무책임한 예산 운영을 드러내는 사례로 지적받고 있다.
위청준 태백시민행동 위원장은 “생활체육 배드민턴 대회의 부실한 보조금 정산논란은 태백시가 무리하게 체육대회를 유치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라며 “지난해 개최한 비슷한 유형의 체육대회도 감사원 감사를 청구해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태백시는 최근 대회 주관사에 공문을 보내 ‘2024 전국 어울림 생활체육대축전 보조금을 정산 완료했으나 태백시민사회단체에서 보조금 정산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해 미흡한 보조금 정산을 오는 21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태백시는 공문을 통해 태백시의 요청사항에 대한 소명이 안 될 경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향후 사업 배제 또는 보조금 환수 조치가 됨을 알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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