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국 매체 대공보의 ‘CK 허치슨’ 비판 논평, 중국 정부 웹사이트에 전문 게재
논평 “항구 인수업체 CEO 트럼프와 개인적 친분, 협상 중 백악관 들어가”
中 당국 CK 허친스에 어떤 조치 취할 지도 관심

홍콩 재벌 리카싱의 CK 허치슨 홀딩스가 운영했던 파나마 운하의 양측 항구 발보아(태평양)와 크리스토발(대서양)의 위치.(출처: SCMP) 2025.03.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으로 파나마 운하에서 항구를 운영하던 홍콩 기업이 매각을 발표한 뒤 중국에서 ‘배신자’로 비난을 받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대기업 CK 허치슨 홀딩스는 4일 파나마 항구 운영 사업 지분을 미국계 자산운용 블랙록·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TiL 그룹 컨소시엄(블랙록-TiL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매각 규모는 50억 달러의 부채를 포함해 약 230억 달러에 달한다.
트럼프는 이날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미국은 파나마 운하를 중국에 넘긴 것이 아니다”는 등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차지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가 파나마 운하를 되찾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주요 이유도 중국(홍콩) 기업이 파나마 운하의 양쪽 항구 운영권을 갖고 있는 것이 빌미가 됐다.
홍콩 재벌 리카싱의 CK 허치슨 홀딩스는 파나마 운하 양쪽 끝 발보아와 크리스토발 부두의 90% 지분을 포함해 23개국에서 43개의 컨테이너 항구를 소유하고 있다.
CK 홀딩스의 파나마 항구 매각에 대해 “이는 모든 중국인에 대한 배신”이라는 논평이 친중국 신문 대공보에 의해 처음 게재됐고 중국의 홍콩 및 마카오 사무판공실이 13일 공식 웹사이트에 전문을 공유했다.
논평은 “회사는 어느 편에 설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평은 19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실제로 단순히 일반적인 상업 행위에 의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며 매각 발표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의회 연설 직전에 나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13일 “CK 허치슨 홀딩스에 대한 맹렬한 공격이 중앙 정부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며 이 회사에 매각을 재검토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간접적인 방법이라고 전했다.
논평은 또 허치슨으로부터 지분을 매수하는 컨소시엄을 이끈 블랙록의 최고경영자 래리 핑크가 트럼프와 친밀한 개인적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협상 기간 동안 백악관에 갔다고 주장했다.
대공보는 이 거래가 단순한 상업 거래라기보다는 미국이 국가 권력을 이용해 강압, 압력, 유도와 같은 비열한 수단을 통해 다른 나라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는 패권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이것이 바로 일부 인터넷 사용자가 CK 허치슨 홀딩스의 거래에 대해 전반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한 이유”라고 밝혔다.
신문은 “그들은 그것이 무릎 꿇기, 국가 이익과 국가 정의를 무시하고 모든 중국인을 배신하고 팔아넘기는 용병 행위”라고 CK 허치슨 홀딩스를 비판했다.
신문은 “이렇게 중대한 사건에 직면했을 때 기업은 두 번 생각하고 관련 이슈의 본질과 핵심을 신중하게 고려해서 어떤 입장과 편을 들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과 마카오학 협회’의 라우 시우카이 컨설턴트는 “중국의 기관이 해당 기사를 공유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이 거래가 국가적 이익과 안보, 그리고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미래 발전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결정 때문에 중국 당국으로부터 어떤 조치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중국 당국은 보통 다음 움직임을 취하기 전에 먼저 여론을 이끌어낸다”고 말했다.
그는 “매각 거래가 실제로 체결됐는지 불확실해 중국 정부도 어떤 방법이 있는지 보고 싶어한다”며 “하지만 미국도 CK 허치슨 홀딩스가 쉽게 계약을 위반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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