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과 경쟁서 미국의 결정적 장점 없앴다"-NYT

기사등록 2025/03/14 10:02:25

최종수정 2025/03/14 12:00:24

배신, 조롱하면 경멸 받는다는 걸 모르는 트럼프

미국을 갈취기계로 만들어 국내외 모든 관계 파탄

유럽과 아시아 각국 미국을 "불량 슈퍼파워"로 인식

[뉴욕=AP/뉴시스] 유대인 단체가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를 점거하고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주도했던 컬럼비아대 대학원생 마흐무드 칼릴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2025.03.14.
[뉴욕=AP/뉴시스] 유대인 단체가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를 점거하고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주도했던 컬럼비아대 대학원생 마흐무드 칼릴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2025.03.1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달 반 만에 미국이 중국과 경쟁에서 가졌던 결정적 이점이 산산조각났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데이비드 브룩스 NYT 칼럼니스트는 “트럼프만이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평판이 무너졌다(It Isn’t Just Trump. America’s Whole Reputation Is Shot)”는 글에서 그같이 주장했다. 다음은 칼럼 요약.

혼자서 큰일을 해내기는 어렵다. 유능한 국가 지도자들이 가치, 역사,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이유다. 시대의 큰 도전에 맞서기 위해 연합을 구축하는 것이다.

21세기 가장 큰 과제인 중국과 경쟁에서 미국이 중국보다 결정적으로 우위인 강점이 친구가 더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트럼프는 배신하거나 조롱하면 사람들이 경멸하게 된다는 것을 알지도, 신경 쓰지도 않는 듯하다.

유럽인들의 충격이 당혹감으로, 그리고 혐오로 바뀌고 있다. 유럽인들은 친구라고 생각했던 미국이 '불량 슈퍼파워'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선 미국을 비난해야 인기가 있다. 트럼프는 대만을 배신하고 중국에 내줄 것이다. 약자를 희생시켜 강자에게 아첨하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도 유럽 국가들처럼 미국을 배신자 유다로 여기게 될 것이다.

이는 트럼프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평판 전체가 망가졌다. 2029년 아브라함 링컨이 다시 백악관에 돌아온다고 해도 4년 뒤 권위주의적 허무주의자가 다시 선출될 위험이 있는 나라를 누가 믿을 수 있나.

2차대전 뒤 세계 질서 대신할 새 글로벌 구조 필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끝났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주의는 80년 동안 강대국의 충돌을 막았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전후 질서는 역사적인 성취였으나 시대의 산물이었다. 전후 질서를 되살리려는 시도 대신 새로운 글로벌 구조가 필요해졌다.

“서구 문명” 개념이 끝장났다. 소크라테스부터 미국까지 이어지며 형성된 서구라는 개념이 트럼프의 머릿속에는 없는 듯하다. 트럼프는 미국을 정신적·지적 뿌리로부터 단절시키고 있다.

새로운 문명 투쟁은 ‘강함’과 ‘부드러움’ 사이에서 벌어질 것이다. 트럼프는 4차원 체스를 두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외교 정책은 트럼프의 호르몬을 자극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평생 '남성적 강인함'에 집착해온 트럼프에게 블라디미르 푸틴은 '강함'을 상징하고, 서유럽은 '부드러움'을 상징한다. 일론 머스크는 강함을 상징하고, 미 국제개발처(USAID)는 부드러움을 상징한다. 프로레슬링은 강하고, 대학들은 부드럽다. 지배를 위한 투쟁은 강하고, 동맹은 부드럽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유럽이 부활할까. 유럽인들은 지금이 미국의 안보 우산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힘을 되찾을 순간임을 알고 있다.

핵 확산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폴란드부터 일본까지 전 세계 국가들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릴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공백을 채울 것이다. 미국이 친구들을 배신하는 동안, 끌어들일 것이다. 중국 역시 불량 슈퍼파워이기는 해도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각국이 미국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할 것이다.

역사의 흐름은 끝나지 않았다. 미국은 고립주의와 개입주의 사이를 오락가락해왔다. 또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 냉소주의와 이상주의, 세속주의와 종교적 신앙, 비합리적 비관주의와 비합리적 낙관주의 사이를 오갔다. 지금 미국은 극단적으로 전자 쪽에 치우쳐 있다.

트럼프식 무능은 필연적으로 반작용을 불러올 것이다. 사람들이 트럼프가 결코 이해하지 못할 진실을 들을 준비가 될 것이다.

미국을 거대한 갈취 기계로 만들면, 단기적으로는 약한 국가들을 굴복시켜 몇 가지 승리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국내외 모든 관계를 불태울 것이다. 그 관계야말로 미국의 장기적 힘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트럼프는 결코 깨닫지 못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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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과 경쟁서 미국의 결정적 장점 없앴다"-NYT

기사등록 2025/03/14 10:02:25 최초수정 2025/03/14 12: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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