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총선서 '점진적 독립' 민주당 승리…美압박 속 실리 선택

기사등록 2025/03/12 16:30:55

집권 연정, 3·4당으로 내려앉아 실각

"美 공격으로 덴마크에 협상력 커져"

민주, 연정구성 후 독립 로드맵 낼듯

[누크=AP/뉴시스] 그린란드 총선에서 덴마크로부터의 점진적 독립을 주장하는 중도우파 야당 '민주당'이 승리했다. 사진은 11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누크의 한 투표소에서 한 여성이 투표하는 모습. 2025.03.12.
[누크=AP/뉴시스] 그린란드 총선에서 덴마크로부터의 점진적 독립을 주장하는 중도우파 야당 '민주당'이 승리했다. 사진은 11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누크의 한 투표소에서 한 여성이 투표하는 모습. 2025.03.1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그린란드 총선에서 덴마크로부터의 점진적 독립을 지향하는 중도우파 야당 '민주당'이 1당으로 올라섰다.

AP통신, BBC, CNN 등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간) 치러진 그린란드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민주당은 29.9% 득표율을 기록했고 즉각 독립과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주장하는 '나레라크'는 24.5%를 얻었다. 현 집권 연정인 '이누이트공동체당'과 '전진당'은 각각 21.4%와 14.7%에 그치며 3위와 4위로 내려앉았다.

앞서 무테 B. 에게데 총리가 이끄는 이누이트공동체당이 1당을 유지하며 집권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였으나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편입' 압박 속에서, 덴마크로부터의 즉각적 독립보다는 경제·안보적 실리를 추구해나가자는 중도 표심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 입장으로 북극(그린란드)이 덴마크에 대해 더 큰 협상력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덴마크로부터의 즉각적 독립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주장하는 나레라크가 2위로 약진하면서 정국이 다소 복잡해졌다.

민주당은 1당을 차지했으나 득표율이 30%를 밑돌아 연정 구성을 모색해야 한다. 젠스 프레데릭 닐센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은 모든 정당과의 대화에 열려 있으며,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연정을 구성하고 차기 정부를 출범하면 네덜란드로부터의 독립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이다. 미국의 편입 압박에 대한 입장도 다시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1953년까지 덴마크 식민지였던 그린란드는 점차 자치권을 확대해 2009년 외교안보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권한을 행사하는 자치정부가 출범했다. 국민투표로 독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린란드 언론 세르미치아크가 지난 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덴마크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여론은 전체의 84%에 이른다.

그러나 그린란드는 덴마크가 매년 5억 달러(약 7281억원) 규모로 지원하는 재정에 사실상 의존하고 있어 독립의 시점에 대해서는 정당간 이견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미국 편입 압박에 대해서는 모든 정당이 반대하고 있다. 다만 그린란드의 실질적 자립을 위해서는 미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레라크의 2당 약진으로 힘을 얻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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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총선서 '점진적 독립' 민주당 승리…美압박 속 실리 선택

기사등록 2025/03/12 16:30:5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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