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바그너 용병 그룹 말리에서 "더러운 전쟁"

기사등록 2025/03/12 11:12:58

군사 정부에 돈받고 분리주의 세력 공격

남녀노소 민간인 무차별 살해, 재산 약탈

납치, 고문, 참수 등으로 공포 빠트리려 시도

[A{/뉴시스] 서아프리카 말리 북부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바그너 용병그룹 병사들. 이들은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하고 약탈하고 있다. 2025.3.12.
[A{/뉴시스] 서아프리카 말리 북부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바그너 용병그룹 병사들. 이들은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하고 약탈하고 있다. 2025.3.1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아프리카 말리 군사정권이 손잡은 러시아 용병 바그너 그룹이 민간인을 학살하고 마을을 불태우며 여성들을 폭행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말리 군사 정권은 2020년 쿠데타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축출한 뒤 2021년 말부터 바그너 그룹과 협력하기 시작했다.

말리 당국은 말리 북부의 투아레그족 분리주의자 및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무장 단체 소탕을 위해 바그너 그룹과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바그너의 잔혹함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무장 단체가 아니라 민간인들이다.

헤니 은사이비아 서아프리카 분석가는 "바그너 용병들은 운송 차량이나 장사하는 사람을 무차별 공격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살해하고 재산을 약탈한다“고 말했다.

아그 모하메드는 최근 몇 달 동안 군용 차량 소리가 들리면 숨었다가 총성이 멎으면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삶을 반복해왔다.

그가 보여준 영상에는 피투성이가 된 시신 7구가 쓰러져 있는 장면, 목이 잘린 남성의 모습, 불에 탄 집에 누워 있는 여성과 아이들 시신 모습 등이 있었다. 

말리 정부는 바그너 그룹에 매달 약 1,000만 달러(약 145억 원)를 지불하고 있다. 이 돈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에 보내진다. 러시아는 또 말리의 금광 개발권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통제가 미치지 않는 지역에서 이뤄지는 바그너 그룹의 군사 작전이 극도로 잔인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와심 나스르 수판 센터 선임 연구원은 "그들의 정책은 ‘모두 죽여라’다. 지역 주민들을 공포에 빠뜨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ACLED(무력 충돌 위치 및 사건 데이터 프로젝트)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바그너가 관여한 공격에서 최소 925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살해한 민간인 400명의 2배가 넘는 숫자다.

네덜란드의 클링겐달 연구소 앤드류 레보비치 연구원은 바그너 용병들이 납치, 고문, 참수 등 "더러운 전쟁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말리 난민이 올려오면서 모리타니 동남부 사막 음베라 난민 캠프가 모리타니의 인구 밀집 지역이 됐다. 특히 지난해 난민 유입이 급증했다.

현재 약 14만9000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2023년보다 3배 늘어난 수치다. 

바그너 그룹은 초기 말리 중부에서 주로 활동했으나 갈수록 분리주의 투아레그족 반군의 거점인 북부로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와 함께 바그너 그룹은 병력과 장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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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바그너 용병 그룹 말리에서 "더러운 전쟁"

기사등록 2025/03/12 11:12:5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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