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금 횡령, 수사·보석 거래' 변호사 잇단 일탈에 자성 높아

기사등록 2025/03/03 10:00:00

최종수정 2025/03/03 12:34:24

국가 손배소 배상금 횡령 의혹에 경찰 수사 중

'수사무마·보석허가' 거래…잇따라 재판 넘겨져

"사법신뢰 위기 가속화 우려" "강력 징계 엄단"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광주 지역 변호사들의 도덕적 해이와 불법 행위 연루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 배상금 횡령 의혹에 휘말려 고소당하거나 수사 무마 또는 보석 청탁 비위 등으로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일이 잇따르며 법조계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변호사회는 최근 '군 공항 소음 손해배상 소송 대리인 A변호사가 승소에 따른 배상금 중 일부를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진정서를 접수했다.

당시 손배 소송에는 군 공항 소음 피해 지역인 광주 서구 주민들이 참여,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국가가 원고에게 지급한 배상금 3억2000여 만원이 소송 대리인 A변호사에게 전달됐다.

그러나 이 중 7700여 만원이 일부 원고에게 지급되지 않으면서 횡령·사적 유용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A변호사는 '승소 원고 중 배상금 채권 상속인을 찾으려다 지급이 늦어진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변호사회는 조사위원회를 꾸려 A변호사를 둘러싼 의혹 전반에 대해 들여다본 뒤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한다.

소송 참여 주민 중 65명은 A변호사를 횡령 혐의로 고소해 경찰 수사 중이다.

[광주=뉴시스] 저축은행 대출 비리 사건 범행 공모 관계. (사진=뉴시스DB) 2025.03.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저축은행 대출 비리 사건 범행 공모 관계. (사진=뉴시스DB) 2025.03.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금융권 부실 대출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 무마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을 받아 챙긴 변호사도 지역 법조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광주변호사회 소속 B변호사는 2023년 4월부터 5월 사이 지역 한 저축은행 부실대출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전직 저축은행장으로부터 수사 무마를 목적으로 담당 수사관과의 교제 등 명목으로 현금 5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됐다.
                     
부실 대출 관련 브로커로부터 저축은행 수사 무마 명목으로 2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B변호사에 대해 "자신의 곤궁한 사정을 이용해 총 7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B변호사는 최후 변론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어리석음과 불찰을 뼈저리게 느낀다"면서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유명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베토벤 협주곡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가족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실형 만은 면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이지만, 법조인으로서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숙고하고 진지하게 뉘우치고 있는지를 의심케 했다.

B변호사에 대한 1심 선고 재판은 이달 27일 오전 열린다.

지난해에는 수감 중인 건설업자로부터 보석 허가 청탁 명목으로 거액의 보수를 챙기고 '몰래 변론'을 한 판사 출신 변호사 2명(광주변호사회·대전변호사회 소속)이 1심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들 변호사는 2019년 12월과 2021년 1월 재개발 사업 입찰 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건설업자로부터 "재판장에게 청탁해 보석 석방해주겠다"며 착수금 2000만원·성공보수 2억원을 받은 뒤 다른 변호사에게 선임계를 제출하게 해 '몰래 변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중 1명은 정식으로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변론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에서는 이들에 대해 각기 징역 8개월~1년 등을 선고했으나, 검찰과 피고인 양측 모두 항소했다. 항소심 선고 재판은 이달 20일 오후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이처럼 변호사들이 법과 직업 윤리를 저버리고 불법 행위까지 자행하면서 내부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높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는 "가뜩이나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실제 법원까지 공격받은 시기다. '법조 삼륜'으로 일컬어지는 변호사들의 잇단 심각한 일탈이 사법부의 위기를 가중시키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변호사회 차원의 강력한 징계로 추후에라도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변호사는 "법률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이 갈 수록 치열해지면서 생각보다 생계가 녹록치 않은 변호사들도 상당수다. 곤궁한 처지에 변호사로서 갖춘 법 지식과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이 정도 쯤은 문제되지 않겠지'라고 가볍게 여긴 것 같다"면서 "법률가로서의 양심과 변호사로서의 직업 윤리를 가볍게 여긴 이들에 대해서는 자격 영구 박탈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을 더욱 엄격하게 지켜야 할 이들의 무뎌진 준법 의식과 비뚤어진 특권 의식이 낳은 범죄가 사회에 미칠 해악이 너무 크다"며 "사법적 판단까지 내려지면 해당 변호사들을 강력 징계해야 한다. 변호사, 나아가서는 법조계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배상금 횡령, 수사·보석 거래' 변호사 잇단 일탈에 자성 높아

기사등록 2025/03/03 10:00:00 최초수정 2025/03/03 12:34:24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