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LNG 시대에 탱크 핵심 소재"…포스코 '고망간강' 뜬다

기사등록 2025/03/03 10:00:00

최종수정 2025/03/03 12:32:23

[광양=뉴시스] 포스코 광양제철소 후판공장의 고망간(Mn)강 생산공정의 모습.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2025.3.3.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양=뉴시스] 포스코 광양제철소 후판공장의 고망간(Mn)강 생산공정의 모습.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양=뉴시스] 류인선 기자 = "포스코의 고망간강 기술이 전 세계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찾은 포스코 전남 광양제철소 후판공장은 고망간강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굉음으로 옆사람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고망간강은 포스코가 개발에 착수한 지 17년 만에 액화천연가스(LNG) 벨류체인 사업의 핵심 소재가 됐다.

철광석에 망간 22.5~25.5%를 섞어 만든 쇳물은 중간 단계인 직사각형 슬래브로 만들어졌다. 3제강공장의 2㎞에 달하는 작업장 한 쪽 끝에서 고온으로 새빨갛게 달궈진 슬래브가 롤러 위로 끊임없이 배출됐다.

컨베이어벨트 같은 역할을 하는 롤러는 슬래브를 첫 관문인 산화철(스케일) 제거 장치(HSB) 앞으로 옮겼다. 이어 고압수를 분사하자 1100도가 넘는 슬래브와 만나 거대한 수증기가 가득 찼다.

이렇게 불필요한 성분을 털어낸 슬래브는 5시간 동안 수차례 압연기를 통과했다. 처음 3m 길이로 시작해 압연기를 지날수록 길이가 2배씩 길어졌다. 최종적으로 두께는 더 얇아지고, 길이는 40m까지 늘어난다.

고망간강은 슬래브 온도를 높이는 방식부터, 냉각하는 방식에 따라 특성이 달라진다. 포스코는 자체 기술로 마모와 부식에 대한 저항성을 최대화한 고망간강을 꼼꼼하게 만들었다.
[광양=뉴시스] 광양 제2 LNG터미널 부지에 고망간강 기술을 활용해 건설 중인 7호기 탱크 내부사진.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2025.3.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양=뉴시스] 광양 제2 LNG터미널 부지에 고망간강 기술을 활용해 건설 중인 7호기 탱크 내부사진.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2025.3.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LNG 벨류체인 탄탄…직접 만든 소재로 탱크 건설·운영

이렇게 만든 철강은 LNG 탱크 건설에 주로 사용된다.

단적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9500억원을 투자해 20만㎘급 LNG 탱크 2기를 증설하고 있다. 2026년 7월 이 탱크가 완공되면 전 국민이 40일 동안 사용 가능한 133만㎘ 보관 가능 터미널로 성장한다.

이날 광양제철소 내에서 포스코이앤씨가 건설 중인 7~8호기 탱크 안을 들어가보니 바닥이 선명한 갈색 고망간강 철강으로 뒤덮여 있었다. 높이 84m, 지름 39m의 돔 형태 건물의 콘크리트 외벽은 이미 완성된 상태였고, 용접을 통해 고망간강으로 내벽을 붙여나가고 있었다.

포스코는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탱크 안에 쇠로 만든 2중 벽을 건설 중인데, 이 작업에만 고망간강 2650톤을 쓸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기존 9% 니켈 제품 대비 30% 저렴한 이 제품을 선택해 원가를 한결 절감할 수 있다.

작업 진행률은 30% 정도로, 총 10단을 쌓을 예정으로 현재 비계(작업용 임시 구조물)에 올라가 두번째 단을 쌓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광양=뉴시스] 광양 제2 LNG터미널 부지에 건설 중인 20만㎘ 탱크 2기 전경사진.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2025.3.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양=뉴시스] 광양 제2 LNG터미널 부지에 건설 중인 20만㎘ 탱크 2기 전경사진.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2025.3.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7년 투자해 만든 산실…고객사 설득한 장인화 회장

포스코는 이 고망간강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17년간 투자해 왔다. 지난 2008년 포스코는 선진 철강사 기술을 따라잡았지만, 이렇게 확보한 기술로 실제 철강 제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판단, 고망간강 개발에 착수했다.

이전까지 LNG 탱크는 니켈을 9% 섞어 만든 니켈강이 일반적이었지만, 포스코는 가격이 비싸고 공급망 리스크가 있는 니켈 대신 망간을 사용한 고망간강을 자체 개발했다.

포스코는 2013년 개발을 마치고 선급 인증까지 받았지만, 국제기술표준 등재 후 상용화에 다시 10년 가까이 걸렸다. 이후 2017년 미국재료시험협회 표준 기술로 등재됐고, 지난해 국가핵심기술 지정, 국제해사기구(IMO) 승인도 이뤄졌다.

이순기 수석연구원은 이날 "장인화 회장도 연구원 출신으로 한화오션 경영진이 고망간강을 선택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포스코이앤씨의 LNG터미널 건설에도 고망간강을 안정적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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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LNG 시대에 탱크 핵심 소재"…포스코 '고망간강' 뜬다

기사등록 2025/03/03 10:00:00 최초수정 2025/03/03 12: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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