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서 미술관급 아카이브 전시
초기 작업(1959~1975) 40여점 집중 조명

하종현, 자화상, 1959, 캔버스에 유채, 63 x 40 cm. 사진=아트선재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故 박서보(1931~2023)와 함께 단색화 거장으로 꼽히는 하종현(88)화백의 젊은 시절 열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삼청동 아트선재센터는 하종현의 초기 작업(1959~1975)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하종현 5975'를 4월 20일까지 펼친다. 아트선재센터에서 처음 열리는 하 화백의 미술관급 전시다. 국제갤러리 전속 작가로 3월 개인전을 앞두고 먼저 열린 이 전시는 하종현의 작업이 전개된 초기 흐름을 따라가는 아카이브 전시다.
하종현은 올이 굵은 마포 뒷면에 두터운 물감을 바르고 천의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 넣는 배압법(背押法)으로 혁신을 이룬 작가다. 앞에서 물감을 칠하는 그림에 반하는 작품으로, '하종현 스타일'로 구축됐다. 세계 미술사에도 없는 유일무이한 독보적인 예술세계다. 마대 뒷면을 밀어내 이어붙인 작품은 '접합(Conjunction)'연작으로 나아갔다. 동시대 현대미술에 '접합'해 변화무쌍해졌고, 단색에서 다색으로, 재료를 초월해 자유자재로 접합한다.
현재의 '접합'에 이르기까지 이번 전시는 젊은 시절 물질과 회화적 기법에 고군분투하며 회화의 가능성에 도전한 하 화백의 실험적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서울 삼청동 아트선재센터는 하종현의 초기 작업(1959~1975)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하종현 5975'를 4월 20일까지 펼친다. 아트선재센터에서 처음 열리는 하 화백의 미술관급 전시다. 국제갤러리 전속 작가로 3월 개인전을 앞두고 먼저 열린 이 전시는 하종현의 작업이 전개된 초기 흐름을 따라가는 아카이브 전시다.
하종현은 올이 굵은 마포 뒷면에 두터운 물감을 바르고 천의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 넣는 배압법(背押法)으로 혁신을 이룬 작가다. 앞에서 물감을 칠하는 그림에 반하는 작품으로, '하종현 스타일'로 구축됐다. 세계 미술사에도 없는 유일무이한 독보적인 예술세계다. 마대 뒷면을 밀어내 이어붙인 작품은 '접합(Conjunction)'연작으로 나아갔다. 동시대 현대미술에 '접합'해 변화무쌍해졌고, 단색에서 다색으로, 재료를 초월해 자유자재로 접합한다.
현재의 '접합'에 이르기까지 이번 전시는 젊은 시절 물질과 회화적 기법에 고군분투하며 회화의 가능성에 도전한 하 화백의 실험적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아트선재센터에서 전시를 여는 하종현 작가. 사진=남서원, 아트선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압법' 단색화 거장 하종현 화백은?
그는 재료와 물질성에 대한 실험을 꾸준히 이어가며 독창적인 화풍을 구축해 왔다. 특히 캔버스 뒷면에서 물감을 두껍게 밀어 넣는 (배압법)기법과 그 위를 쓸어내고, 긁어내는 행위를 통해 흔적을 남긴다. 2010 년대 이후 그는 다양한 색채와 거울, 천 등 새로운 재료를 활용하며 초기 실험정신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하종현의 작업은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의 갤러리에서 다수의 개인전으로 소개되었으며, 주요미술관 개인전으로는 대전시립미술관(2020), 국립현대미술관(2012), 가나아트센터(2008), 경남도립미술관(2004) 등이 있다. 뉴욕 솔로몬 R.구겐하임미술관(2023), 덴버박물관(2023), 뉴욕현대미술관(2019), 상하이 유즈미술관(2017), 브루클린미술관(2017), 타이중현대미술관(2012),프라하비엔날레(2009) 등에서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가의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 뉴욕솔로몬R.구겐하임미술관, 시카고미술관, 도쿄도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하종현 작가.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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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현, '탄생-B', 1967, 캔버스에 유채, 콜라주, 145.5 x 193.9 cm *재판매 및 DB 금지
아트선재센터 '하종현 5975'展
‘1 부: 앵포르멜(1959–1965)’에서는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아 전후의 혼란과 불안, 황폐한 시대 상황을 반영한 작업 시기를 다루고, ‘2 부: 도시화와 기하학적 추상(1967~1970)’에서는 가속화된 도시화와 경제성장을 주제 삼은 기하학적 추상 작업과 전통과 현대의 융합 가능성을 탐구한 '탄생' 연작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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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후반, 대학시절 그린 자화상이 눈에 띈다. 당시 유럽에 등장해 정형화된 회화의 틀을 깨고 물질성을 강조한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다. 당시작가는 앵포르멜을 한국적 맥락에서 재구성하여 전후 한국 사회의 혼란과 상처를 작업에 담아냈다. 두꺼운 물감과 불에 그을린 표면, 어두운 색조를 활용하여 시대적 불안을 화면 위에 구현했다. 이는 전쟁과 사회적 혼란이 남긴 집단적 기억을 재료와 행위를 통해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시도였다. 이러한 초기 작업은 이후 하종현이 물질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회화의 경계를 확장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
"하종현은 1974년 “입체 실험에서 얻은 효과를 평면에 어떻게 옮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접합〉 연작을 시작했다. 작가는 올이 성긴 마대자루를 캔버스로 활용하여 캔버스 뒷면에 물감을 듬뿍 바른 후 커다란 나무 주걱으로 밀어내는 독창적인 제작 기법인 ‘배압법’을 고안했다. 이 기법은 뒷면에서 시작된 작업의 결과물이 앞면으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직조된 마대자루 표면을 투과해 흘러나온 물감이 입체적인 텍스처와 깊이를 형성하는 작업 방식은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 작가의 신체적 행위와 물질성이 결합된 결과물로서 나타난다. 〈접합〉 연작은 회화가 가진 매체적 한계를 넘어 평면적 구성과 입체적 실험의 경계를 탐구하려는 하종현의 지속적인 시도에서 탄생했다. 2010년부터는 〈이후 접합〉이라는 이름으로 작품을 전개하며 현재까지도 하종현의 작업 세계를 대표하는 주요 연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하종현, 〈접합 74-17〉, 1974, 마포에 유채, 80 x 100 cm. 국제갤러리 소장. 하종현, 〈접합〉, 1974, 종이에 유채, 120 x 175 cm. 리움미술관 소장. 작가 제공. 하종현, 〈접합 74-98〉, 1974, 마포에 유채, 225 x 97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재판매 및 DB 금지
아트선재센터의 '하종현 5975'전시는 '거장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한가지 방법론에 안주하지 않고 평면적 회화를 넘어서려는 하종현의 실험 정신이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관람료 5000~1만원. 전시기간 화요일~일오일 오후 2시, 4시 도슨트 가이드 투어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