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일루미나 블랙리스트로 지정
양대 유전체분석장비기업 분쟁확산 우려
"미·중 진출 우리 기업에도 영향 가능성"
![[베이징=신화/뉴시스]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내걸린 모습. 2025.01.17.](https://img1.newsis.com/2019/06/13/NISI20190613_0015295664_web.jpg?rnd=20190613232040)
[베이징=신화/뉴시스]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내걸린 모습. 2025.01.17.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바이오 분야에서 확전되고 있다.
5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10% 관세에 대응해 중국 정부도 일부 미국산 제품에 10~15%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중국 정부는 미국 일루미나 등 2개사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공고했다.
지난 4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 PVH 그룹과 일루미나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지정한다고 공고했다. PVH 그룹은 캘빈클라인 브랜드 등을 보유한 의류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고, 일루미나는 세계 1위 유전체 분석장비 제조회사다.
공고문에서 "두 기업은 정상적인 시장 거래 원칙을 위반하고 중국 기업과의 정상적인 거래를 방해하며 중국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취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7일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IT기업 텐센트,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 등 134개사를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군사기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여기에는 중국의 최대 유전체 분석장비 제조·서비스 기업인 BGI 그룹, BGI 지노믹스, 포렌식 지노믹스 인터내셔널, MGI 테크 등 4개 유전체 분석장비 제조·분석서비스 기업과 2개의 바이오 관련 기업이 포함돼 있다. BGI 지노믹스, 포렌식 지노믹스 인터내셔널, MGI 테크 등 3개 사는 모두 BGI그룹 자회사다.
BGI그룹 및 MGI 테크는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의 미국 생물보안법 규제 대상 기업에도 지정된 바 있다.
작년 미국에서 생물보안법이 발의되자 같은 해 1월 중국 BGI그룹은 성명서로 생물보안법을 비난해, 세계 유전체 분석장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중 기업 간 경쟁이 특허 분쟁에 이어 법적 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예견되고 있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BGI가 공개적으로 미국 특정기업이 미국 생물보안법 제정 배후에 있다고 언급하고, 중국 내에서도 해당 미국기업이 사업을 영위할 때 중국법률을 지켜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어 중국 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생물보안법은 지난해 통과되지 못했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며 재추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대 유전체 분석장비 기업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계속된다면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 진출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오기환 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전무)은 "국내에 해당 유전체 분석장비 제조기업은 없으나 유전체 분석 서비스 기업은 많다"며 "해당 장비를 이용한 분석 서비스 사업을 미국이나 중국 시장에서 영위하려고 할 때 제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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