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새만금 관할권 다툼에…특별자치단체 어쩌나

기사등록 2025/02/05 10:33:28

최종수정 2025/02/05 15:07:16

희망의 땅에서 갈등의 땅까지 공존

관할권 분쟁 잠시 멈추고 특자체 출범해야

뉴시스 최정규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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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최정규 기자 = 새만금은 지난 1971년 단군이래 최대 간척사업이 시작된 이후 지난 50여년간 전북특별자치도민들의 꿈과 희망의 땅으로 불렸다. 하지만 정쟁의 대상으로 매번 활용되면서 아직까지 사회간접자본(SOC)마저도 개발이 더딘 상황이다. 그러던 중 최근 3년간 새만금은 불모지에서 '희망의 땅, 기회의 땅'으로 변모했다. 기업의 투자문의가 빗발치고 드넓은 땅과 값싼 토지가 그 강점이었다.

기회의 땅으로 변모한 새만금은 다른 한편으로 기관들간의 갈등의 소재까지 변모했다. 새만금개발청과 농림식품부간 산업용지와 농업용지 등 활용을 두고 다투고, 방파제 관할권을 놓고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의 길고도 긴 다툼이 시작됐다.

최근에는 군산과 김제의 관할권 다툼이 가장 치열하다. 특히 동서도로 관할과 새만금 신항만 운영방식을 두고 최근 다툼이 심화되고 있다.

해양수산부(해수부)는 새만금 신항을 무역항으로 지정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군산시는 새만금 신항을 군산항을 보충하는 항 즉 하위 항만으로 건설되는 소위 '원포트' 무역항 지정을 요구하고 있고 김제시는 새만금 신항을 군산항 외에 별도의 무역항으로 지정하는 '투포트' 무역항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군산과 김제의 갈등은 추후 신항만이 완공된 후 관할권 다툼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여진다.

새만금에 대한 관할권 다툼은 매립된 땅을 놓고서 가능하다. 이 중에서도 새만금 신항만 운영방식을 둘러싼 갈등은 지난 4일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의 시군방문에서 폭발했다.

김제를 방문한 김관영 전북지사는 시장, 시의장 등 환담 티타임에서 "군산이 신항만을 두고 난리를 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군산에서는 "새만금 신항은 군산의 바다다. 군산편을 안든다. 신항만을 달라"는 질의도 받았다.

전북 전체를 관할하는 김관영 전북지사는 난처하기 그지 없었을 것이다.

김 지사는 최근 기자에게 "군산에서는 군산출신이 김제편만 든다고 하고, 김제에서는 군산출신이라 군산편만 든다고 하고…"라며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문제는 지난 4일 군산시의원들의 질문에 욱한 김 지사와의 고성 다툼이 그 단적인 예다.

관할권 다툼이 심화되면서 이를 중점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만금특별자치단체(특자체) 출범도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김제시가 새만금특자체 참여를 사실상 거부하고, 군산도 "김제가 참여하면 하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관할권 다툼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깔린 것이다.

새만금 국가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전북의 공무원들이 중앙부처를 가면 관련 기획재정부나 해양수산부는 "갈등부터 해결해라"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

이 문제에서도 김관영 지사는 난처하지 않을 수 없다.

갈등이 새만금 발전 마저 저해하고 있다. 정쟁에 항상 휩싸여 저해됐던 발전이 이제는 지역간 관할권 다툼으로 또 다시 후퇴하고 있다.

관할권 문제는 하루이틀 끝날 문제가 아닌만큼 일단 새만금특자체 출범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김관영 지사는 최근 신년기자회견에서 특자체를 두고 "군산과 김제, 부안의 시장군수들이 한발씩 양보한다면 출범은 문제 없다"며 "3개 시군 단체장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지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만큼 이 갈등 해소는 너무나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린 과거로 후퇴해선 안된다. 관할권 다툼은 다툼대로 가더라도, 발전을 위해서는 '새만금특자체'를 우선 출범시켜 공동사업을 시작해야할 때다. 군산·김제시민과 부안군민들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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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새만금 관할권 다툼에…특별자치단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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