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외교·안보·경제 연일 우향우…여 "요란한 변신술" 공세

기사등록 2025/02/05 14:15:06

최종수정 2025/02/05 14:24:24

이 미 중심 실용외교로 전환…친중·반미 이미지 희석 의도

주52시간 초과 근무 허용 '반도체 특별법'도 전향적 검토

여 "이 대표 과거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해…가면 바꾸기"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앞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의 통상·산업정책 경청간담회에서 당내 경제 관련 위원회 및 기업·경제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2.0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앞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의 통상·산업정책 경청간담회에서 당내 경제 관련 위원회 및 기업·경제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52시간 초과 근무를 허용하는 '반도체 특별법' 도입에 전향적 검토 입장을 드러내는 등 연일 실용주의를 기치로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친중·반미'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한 외교·안보관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도' 선점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는데 여당을 중심으로 말 바꾸기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과거 노무현·문재인 정부가 택했던 '미중 균형 외교' 대신 '미국 중심의 실용외교'로 당 외교정책 기조를 전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당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등 국제 정세의 변화를 반영해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펼치겠다는 뜻"이라며 "한미 동맹을 주축으로 한미일 협력을 계속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 외교 분야 핵심 관계자는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고 중국은 동맹이 아니라 파트너"라며 "한미동맹을 한중 관계보다 우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균형'이라는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측면이 있다"며 "한미동맹을 상대적으로 경시한다는 비판도 있고, 친중 프레임이 씌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참에 기조를 명확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맞아 한미동맹을 주요 의제로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국회에서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와 접견한 자리에서는 "대한민국이 한미동맹을 더욱더 강화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한미관계가 더욱더 돈독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설 연휴 전에는 김병주 의원의 대표발의한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에도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을 향해서도 우호적 입장을 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공개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일본의 국방력 강화와 관련해 "한일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일 관계 개선에 대해서도 반대하지 않는다"며 "한·미·일 협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원래부터 한·미·일 협력을 중시했다는 입장이지만 이전 발언에 비춰보면 진성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과거 일본을 '적성국'으로 표현하고,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해 '국방 참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군사적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일본은 적성국가이며, 일본이 군사대국화할 경우 가장 먼저 공격대상이 될 곳은 한반도임이 자명하다"고 했다.

민주당 대표로 취임한 뒤인 2022년에는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을 비난하며 "일본을 끌어들여 훈련하면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일 연합훈련을 핑계로 자위대의 군홧발이 다시 한반도를 더럽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한미일 해상합동 훈련에는 "좌시할 수 없는 국방 참사"라고 했으며 2023년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합의 때는 "일본과의 군사동맹의 문을 연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생·경제 분야 행보도 "변신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거와 크게 달라진 분위기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반도체 특별법 정책 토론회에서 "반도체 연구·개발(R&D) 분야 중 고소득·전문가가 동의할 경우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느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라고 말했다.

2년 전에는 윤석열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개편 방안을 겨냥해 "69시간을 화끈하게 일하고 화끈하게 쉬자는 생각일 수 있으나 화끈하게 노동하고 화끈하게 망가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실용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런 식의 말 바꾸기는 이념도 실용주의도 아닌 신뢰의 문제"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연일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을 소환해 "요란한 변신술"이라고 공세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민주당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것에 대해서는 "낯 뜨거운 아부'"라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과거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폄훼하고, 트럼프 1기 당시 주한미군 철수를 각오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실을 지울 수가 없다"며 "가면을 바꾼다고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정광재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이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안에서 '북중러 적대시 외교' 운운하며, 사실상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훼손하는 내용을 포함했다가 반발이 커지자 황급히 삭제했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천은, 그동안 민주당이 보여왔던 대미관과는 180도 달라 보는 이들의 눈을 의심케 한다"고 비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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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외교·안보·경제 연일 우향우…여 "요란한 변신술"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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