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절반은 갖고 있다는 '게실'…5년간 26.8%↑

기사등록 2025/01/15 11:56:56

최종수정 2025/01/15 15:20:24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최근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국내 '게실 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국내에서 '장의 게실병'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6만7557명이다.

5년 전인 2018년 5만3297명에서 26.8% 늘었다.

게실 질환은 대장 벽이 약해지면서 꽈리 모양의 주머니인 '게실'이 형성되는 질환이다.

40세 이하에서는 드물지만 65세 이상 인구의 약 절반에서 게실이 확인되고, 85세 이상에서는 65%까지 증가한다.

나수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게실 질환은 전염성이 없고 암으로 발전하는 질환은 아니다"면서도 "게실염으로 폐색, 고름집, 천공 등 합병증이 동반되고 복막염으로 진행할 경우에는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인 명확하지 않지만 나이, 식습관이 주요 요인

게실은 가성(假性) 게실과 진성(眞性) 게실로 구분한다. 가성 게실은 점막과 점막하층이 돌출되는 형태로, 좌측 대장에서 여러개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진성 게실은 근육층을 포함한 장벽의 전층이 돌출돼 단일 게실 형태를 보인다.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고 우측 대장에서 흔히 발생한다.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주요 요인으로 나이와 식습관이 꼽힌다.

나이가 들면 대장 벽이 약해지고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혈관과 장관 근육 사이의 틈이 넓어진다. 이로 인해 대장이 과도하게 수축하거나 압력이 높아지면 대장 벽의 약한 부위에 주머니가 형성된다.

이밖에 ▲음주 ▲소염진통제 ▲살코기를 많이 포함한 서구식 식단 ▲비만 ▲신체 활동 부족 ▲흡연 등이 게실 질환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나수영 교수는 "기존 상식과 달리 저섬유질 식이와 게실 질환의 연관성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 건강 경고등"…조기 치료로 합병증 위험 줄여야

게실 질환은 증상과 합병증 정도에 따라 단순 게실증, 게실염, 게실출혈로 나눈다. 증상이 없는 단순 게실증은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식단을 바꿀 필요도 없다.

다만 게실증 환자의 약 4%는 평생 한번 이상 게실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실염이 발생하면 항생제 치료와 금식 등으로 염증을 조절하고,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까지 고려한다.

나 교수는 "게실염을 맹장염이라 불리는 급성 충수염이나 과민성 장증후군과 오인하기도 한다"며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복통과 달리 배에 묵직한 느낌이 들다가 갑자기 아랫배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면 게실염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게실염과 관련해 그동안 잘못 알려진 사실도 있다. 게실증 환자는 게실이 막혀 게실염이 발생하기 때문에 씨앗, 견과류 등을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견과류, 옥수수 또는 씨앗이 있는 과일을 섭취해도 게실증의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 것은 물론, 오히려 게실염의 위험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실출혈은 게실증 환자의 5~1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치료 없이 출혈이 멈추지만 멈추지 않으면 대장내시경을 통한 지혈술이 필요하다. 또 게실염이나 게실출혈 증상이 있을 때는 조기 치료로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지만 평소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게실 질환의 위험을 줄이고 합병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장 건강을 위해 과일, 채소, 통곡물 등 섬유질 섭취를 늘리고 충분한 물을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살코기와 고지방 음식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규칙적인 운동은 장운동을 활성화하고 변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나 교수는 "게실 질환은 장 건강의 경고등과 같다"면서 "건강한 식생활과 생활 습관을 통한 게실 질환 관리는 장 건강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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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절반은 갖고 있다는 '게실'…5년간 26.8%↑

기사등록 2025/01/15 11:56:56 최초수정 2025/01/15 15: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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