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가장 중요한 국가…거래주의적 관점서 접근해야"
"한국 정치적 상황 큰 타격…일본은 발 빠르게 움직여"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트럼프 입장에선 가치외교로 막힌 한국의 선택지는 미국밖에 없다고 볼 거다. 최대한 다 내놓으라고 할 것이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미중정책연구소장은 11일 방송된 채널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방위비 분담금을 포함해 한국에 대대적인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 입장에선 한국처럼 많은 혜택을 입은 나라, 중국이나 러시아로 가는 길이 이미 가치외교로 막힌 국가의 선택지는 본인밖에 없다"며 "'네가 어떻게 버티겠냐'는 식으로 최대한 내놓을 거 다 내놓으라고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계엄 사태로 인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향후 한미 관계, 나아가 북미 관계에서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봤다.
김 교수는 "미국은 우리에게 외교, 안보,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국가로 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트럼프와 어떻게든 잘 지내야 한다"며 "거래주의적 관점에서 우리도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것과 줄 수 있는 게 뭔지 정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격이 단군 이래 최고로 치솟았다가 갑자기 제3세계 수준으로 폭락하는 상황에 올해 상반기까지 지도부가 거의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게 얼마나 큰 타격이냐"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트럼프에겐 가치외교에 입각한 구도보다 미국이 어떻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일본도 발 빠르게 그걸 예상하고 중국과도 교섭하고 러시아에도 가고 한국과도 더 친해지려고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으로선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군사적 수단이 필요하다며 "한국군 파병 카드를 활용해 전쟁을 끝내자고 압박할 것"이라면서 "그러려면 미국이 북한에 확약을 줘야 하니 빠르게 북한과 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천명한 보편적 관세로 전세계적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 본인도 그 여파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거라고 봤다.
김 교수는 "본인이 말한 정책의 함의와 부작용에 대해 이해를 잘못한 거로 생각한다"며 "관세 정책의 만능성에 대해 너무 과신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약육강식과 각자도생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분열된 나라는 강대국의 희생양이 된다"며, 한국이 정치적 혼란을 빠르게 수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있는 만큼 '자강(自强)'을 중심으로 동맹과 국제연대를 결합해야 한다며, 주변 강대국과 적대적인 정책을 우선시해선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부가 들어선다 할지라도 국민에게 대단히 큰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며 "국민의 공감대를 받는 외교 안보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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