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끝이 있을까?…'남겨진 자들의 삶'

기사등록 2025/01/11 09:25:00

최종수정 2025/01/11 19:42:24



[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이 책 '남겨진 자들의 삶'의 저자 마테오 B. 비앙키는 1999년 자신의 동성애자 정체성을 반영한 소설 '사랑의 세대'로 이탈리아 문학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마테오의 동성 연인 S는 그와 결별한 지 몇 달 후 두 사람이 함께 살던 마테오의 아파트에서 자살했다. ‘대체 왜 그런 걸까?’ ‘나 때문인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그의 고통을 이해했다면, 내가 그를 떠나지 않았다면, 그는 아직 살아 있지 않을까?’ 이러한 물음과 자책을 담아 그는 소설 '남겨진 자들의 삶'을 집필했다.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운 책이다.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고(작가 자신은 이 책을 소설로 규정한다), 사랑하는 이의 자살 후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아픔 가까이에 있으면 왠지 모르게 현실에서 동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유리 벽이 나와 세상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미세하지만 분명 존재하는 그 거리감이 나를 세상의 바깥에서 현실을 바라보는 관람객으로 만들었다. 영원히 다른 곳을 헤매는 듯한 느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장소에 있는 느낌이었다. 그곳은 바닥에 도달할 수 없는, 지극히 사적인 심연이었다."(123쪽)
출간 직후 이탈리아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작가는 일인칭 시점으로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선을 오가면서 생존자의 삶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특히 페이지의 여백을 십분 활용해 과거와 현재, 감정과 사유를 오가는 파편화된 서술 방식은 그의 절제된 문체와 더불어 글의 몰입감을 높이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날것과 부드러움, 음란함과 절제, 비극과 아이러니가 공존하는 이 책은  ‘치유’의 손길을 내미는 작품이다.

문학이 자신을 이 세상에 붙들어 매주는 구원의 닻이라 믿었던 마테오는 :S를 잃었을 때,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을 다룬 책이 없어서 힘들었다"며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 이 소설을 썼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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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끝이 있을까?…'남겨진 자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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