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서울 아파트 경매 3386건
전년比 73.1% 증가…하반기 껑충
응찰자 상위권 강남 줄고 중소형↑
"고가 매수 줄며 낙찰가율 하락"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멈춘 가운데 경매시장도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10일 지지옥션 2024년 12월 경매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49개월 만에 가장 많은 3510건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도 지난달보다 12건 늘어난 279건이었으나, 낙찰률은 전달(48.3%)보다 8.5%p 빠진 39.8%로 집계됐다. 경매에 넘겨지는 물건은 늘었지만 낙찰은 감소한 것으로 서울 집값이 오르기 전인 지난해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누적 3386건으로 2023년(1956건)의 2배 가까이 늘었다. 경매 물건은 지난해 10월(380건)으로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집값 상승기 무리하게 주택을 사들인 '영끌족' 물건이 경매로 넘어가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 선행지표 격인 낙찰가율도 전월 대비 3.1%p 떨어진 91.8%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97.0%) 최고치를 찍은 뒤 3개월째 하락세인 셈이다.
강남3구 경매 물건마저 약세를 보이면서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이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지난달 낙찰가율 상위 10위에 강남3구 아파트는 3채만 포함됐다. 낙찰가가 가장 높은 물건은 강남구 청담동 청담브르넨 전용 220㎡로, 감정가(80억9000만원)의 103%인 83억원에 넘어갔다.
이와 대조적으로 실수요자 중심으로 선별 입찰에 나서면서 비강남·탈서울·중소형 아파트에는 응찰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달 전국에서 입찰이 가장 몰린 곳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 등촌10단지주공 전용 58㎡로 감정가 7억4000만원의 96%인 7억1030만원에 낙찰됐다.
한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 매각가격이 5억원대로 떨어지자 저가 매수를 바라는 실수요자가 대거 몰리며 응찰자수 36명을 기록했다.
서대문구 영천동 독립문삼호 전용 85㎡도 34명이 입찰해 감정가 10억1100만원의 85.1%인 8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응찰자수가 많은 아파트를 보면 대부분 서울 외곽지역 중저가 아파트"라며 "대출 이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 한 아파트 위주로 실수요자가 몰렸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변수로 향후 아파트 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다 보니 높은 가격대의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당분간 낙찰가율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대출규제 완화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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