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하는 中, 부활하는 日…끼어 있는 韓[CES 2025]

기사등록 2025/01/10 10:05:10

최종수정 2025/01/10 10:22:24

'글로벌 첨단산업 각축전' CES 2025, 10일 마무리

엔비디아 독주…MS·구글 등 美 빅테크도 기회 노려

韓 기업 긴장감…"소비자 가치 개발로 차별화할 것"

[라스베이거스=뉴시스]이현주 기자 = TCL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공개한 가정용 AI 로봇 '에이미'. 2025.01.08. lovelypsyche@newsis.com
[라스베이거스=뉴시스]이현주 기자 = TCL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공개한 가정용 AI 로봇 '에이미'. 2025.01.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올해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는 중국 기업들의 위협적인 기술 추격 속도를 재확인한 가운데, 오랜 제조업 강국인 일본의 부활도 곳곳에서 엿보인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AI(인공지능)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노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한국을 둘러싼 글로벌 첨단 산업 지형도가 한층 더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원가 경쟁서 밀리는 형국…中 위협 수위 고조

9일(현지 시각) CES 2025의 주요 전시관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LVCC 센트럴홀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중국 기업이다. TCL과 하이센스 등 주요 기업은 삼성전자 인근에 초대형 전시 부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TCL의 AI 로봇 '에이미'(AiMe)는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거나 집안의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가정용 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아직 생성형 AI 기술이 불완전하고, 여전히 한국 기업 제품의 아류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대놓고 베끼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또 사용자와 교감하기 위해 귀여운 외모와 목소리로 개발한 점도 인상적이라는 진단이다.

올해 행사는 미국의 비자 발급 거부 등으로, 중국인 일반 참관객이 예년보다 적은 것이 체감됐다. 그럼에도 중국 기업 1339개사가 현장 참가를 결정했다. 개최국인 미국(1509곳) 다음으로 많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자회사 등을 중심으로 부스를 마련해 중국 색을 빼는 한편, 스포츠 마케팅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의 위협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곳은 한국 기업들이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은 이미 한국을 앞질렀다는 평가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위협에 대한 인식 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대응을 위한 실행 단계로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일본 기업 니콘이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공개한 체험형 전시관 '스튜디오 익스프림'. 관람객들은 대형 LED 스크린에 투사되는 영상 배경 앞에 일기 예보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 ijoinon@newsis.com
[서울=뉴시스]일본 기업 니콘이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공개한 체험형 전시관 '스튜디오 익스프림'. 관람객들은 대형 LED 스크린에 투사되는 영상 배경 앞에 일기 예보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日 부활 원동력은…"가전 기업에서 탈피해 콘텐츠 기업으로"

제조 강국인 일본의 부활도 의미심장하다.

일본 기업들은 가전 기업에서 탈피해 다양한 AI 솔루션과 첨단 기술,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기조연설자 중 하나는 파나소닉의 유키 구수미 CEO다. 그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해'라는 주제로 친환경 에너지 기술과 첨단 솔루션을 소개했다.

소니의 경우 전시관을 제품보다는 컨텐츠 중심으로 구성했다. 특히 영화나 게임을 제작하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관련 전시가 주목받았다.

일본 카메라 회사인 니콘도 컴퓨터 그래픽과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이용해 가상환경을 콘텐츠 제작에 사용하는 버추얼 스튜디오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최대 130도부터 영하 180도까지, 극한 온도를 견디는 Z시리즈 카메라도 인기를 끌었다.

도요타도 미래형 도시인 'AI시티'를 표방한 '우븐시티(Woven City)'를 소개했다.

기상천외한 일본 제품들도 눈에 띈다.

식음료 회사인 기린 홀딩스는 메이지대 연구팀과 협업해 만든 저염식에 짠맛을 더해주는 숟가락인 '일렉트릭 솔트'를 공개했다. 음식 안에 분산된 나트륨 이온을 혀 쪽으로 끌어당겨 짠맛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각)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엔비디아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공개했다. 2025.01.07.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각)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엔비디아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공개했다. 2025.01.07.

美 빅테크도 참전…AI 수익화 노리며 합종연횡 나서

미국 빅테크들도 AI 시장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올해 CES 기조연설을 맡아 ‘물리적 AI’를 언급하며, 생성형 AI에 이어 로봇, 자율주행 시대에도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황 CEO는 행사 기간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AI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MS의 AI 서비스 '코파일럿'을 자사 모니터에 탑재했고, 앞으로 TV 제품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MS와 AI 에이전트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MS는 이와 함께 인텔, 하이센스 등과도 협력한다.

구글도 TCL과 함께 AI 기능을 강화한 최신 '구글 TV'를 공개했다. 여전히 AI 거품론이 말끔히 가시지 않고 있지만, 빅테크들을 오히려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가 AI 수익화의 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활을 걸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AI 등 첨단 산업 지형도의 복잡한 국가별 경쟁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숙제를 남긴다.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일본의 부활로 힌국은 글로벌 경쟁에서 샌드위치처럼 끼어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7일 기자 간담회에서 "경쟁자가 많다는 것은 또 하나의 기술 포인트가 생겼다는 의미"라며 "예전에는 세계 최초, 세계 최대 이런 것으로 기술로 앞서가려 했다면, 이제 제품 사용으로 소비자에게 무슨 가치를 줄 수 있느냐로 차별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개막한 CES 2025는 오는 10일 끝난다. 올해 CES는 역대 최대 규모인 166개국, 48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한국도 역대 최다인 1031개사가 참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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