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역 합병 정당화?…러 "그린란드 주민에 ''美 편입' 의견 확인해야"

기사등록 2025/01/10 01:01:56

최종수정 2025/01/10 05:28:23

크렘린 "미국과 덴마크 간 양자 관계에 대한 것"

"트럼프 주장, 지금까지는 다행히 성명 수준 불과"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자국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10.10.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자국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10.10.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덴마크령인 그린란드 편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러시아는 "단순한 성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매입 야욕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4개 지역' 합병 정당화 논리로 활용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9일(현지시각) 타스통신과 CNBC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드러낸 것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런(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편입) 주장은 미국과 덴마크 간의 양자 관계, 그리고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다소 극적인 상황의 전개를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다행히도 성명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특히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 문제와 관련해 그린란드 주민의 의견을 확인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을 합병한 것은 '합법적' 국민투표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서방은 러시아와 재결합하기로 한 러시아 연방의 새로운 4개 지역 주민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2022년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칭하는 말)을 개시한 이후 그해 9월 우르크라이나의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4개 지역을 합병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는 국민투표를 통해 4개 지역 주민들이 합병에 찬성했다고 주장했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 주민 투표 등을 통해 실제 편입에 성공한다면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4개 지역 합병도 정당한 결과란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푸틴 대통령의 한 측근은 CNBC에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를 영유하려는 모든 움직임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구(舊)소련 영토를 회복하려는 러시아의 팽창주의적 목표와 야망에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편입 야망은 북극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북극 지대는 우리 국익과 전략적 이익의 영역"이라며 "우리는 북극 지대에 존재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곳에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극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관심이 있으며, 전 세계 모든 국가들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입'이라고 불리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에 캐나다와 그린란드를 미국에 합병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에 대해 "순전히 희망 회로를 돌리고 있는 것이며 절대적으로 비현실적이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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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지역 합병 정당화?…러 "그린란드 주민에 ''美 편입' 의견 확인해야"

기사등록 2025/01/10 01:01:56 최초수정 2025/01/10 05: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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