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진행됐어야 하는 축구협회장 선거
잠정 연기한 축구협회 "개선 방향 찾고 있다"
허정무, 선거 연기로 만 70세 넘어 변수 생겨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실시 하루 전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가운데, 축구협회는 아직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한 거로 전해졌다.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는 지난 8일 진행돼야 했으나, 현재 잠정 연기된 상태다.
정몽규 현 회장, 허정무 후보, 신문선 후보 등의 삼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허 후보가 지난달 30일 축구협회장 선거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선거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수석부장판사 임해지)는 7일 축구협회장 선거 과정에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었다고 보고, 8일 선거를 치러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해당 결정 직후, 축구협회는 "협회장 선거일이 잠정 연기됨을 알려드린다. 추후 일정은 수립되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짚은 절차적 문제 사항들이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닌 탓에 축구협회는 빠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재판부는 현 선거인단의 구성 절차, 선거인단으로 추첨된 인사들에게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받는 방식 등을 문제 삼았다.
특히 선거인단 개인정보 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선수, 지도자 등 15만 명이 넘는 인원들의 의견을 모두 들어야 해,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선 엄청난 인력과 시간이 투입돼야 한다.
이에 축구협회 관계자는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에서 법원 결정문 내용과 취지를 검토해 개선 방향을 찾고 있다"면서도 "언제, 어떤 방향을 잡을지도 명확히 얘기가 나온 건 없지만, (빠른 선거를 위해)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축구협회가 이의제기를 신청하는 방법도 있지만, 자체적으로 해결이 어렵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실제 대한체육회 등은 중앙선관위에 위탁해 선거를 치르고 있다.
이번 선거에 입후보한 신 후보도 "선거를 치르지 못하게 된 건 오롯이 축구협회 선관위의 책임"이라며 "향후 모든 선거 진행에 대한 업무를 중앙선관위에 위탁하기를 촉구한다. 혼란에 빠진 축구협회장 선거를 공정하게 운영할 유일한 주체라고 판단한다"고 짚었다.
허 후보의 경우, 선거를 완주하는 데 변수가 생기기도 했다.
1955년 1월13일 출생으로 현재 만 69세인 허 후보는 13일 이후에 열릴 경우, 축구협회정관 제23조의2(회장선거 후보자 등록) 2항 '회장 선거 후보자는 선거일 당일 만 70세 미만인 자이어야 한다'에 저촉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허 후보는 "나이 제한으로 불이익이 당할 수 있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축구협회의 불공정, 불투명을 개혁하겠다며 출마한 취지를 더 생각했다"며 이번 선거가 보다 공정하게 치러지는 방향에 무게를 뒀다.
현 회장인 정 후보는 빠르게 문제점을 개선하고 기존 방식대로 선거가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 측은 "제기된 절차상 하자를 보완해 조속히 선거가 실시되기를 선거운영위원회에 요청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는 축구로 하나가 됐다. 축구인들이 다시 원팀이 되고 상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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