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중 6곳, 1300원대 환율 적용
원자재·부품 비용, 가장 큰 어려움
"과감한 체질개선 노력해야"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원자재 조달 비용 증가, 해외투자 비용 증가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요 대기업의 환율 영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이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며 적용한 원·달러 환율은 1350~1400원 범위가 33.3%로 가장 많았다. 1300~1350원 범위는 29.6%로 두 번째로 많았다.
주요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사업계획에 1300원대 환율을 적용한 셈이다.
1400~1450원 범위의 환율을 적용한 기업은 18.5%였으며 현재의 수준인 1450~1500원 범위로 원·달러 환율을 예측하고 적용한 기업은 10곳 중 1곳(11.1%)에 불과했다.
대한상의는 사업계획 수립시 적용한 환율과 실제 환율과의 갭이 발생함에 따라 사업계획과 환율 기준을 수정하며 환율 충격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환율 상승으로 국내 대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원자재 및 부품 조달비용 증가'(3.70점)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혔다.
이어 '해외투자 비용증가'(3.30점), '수입결제시 환차손 발생'(3.15점), '외화차입금 상환부담 증가(2.93점)' 순이었다.
환율 상승은 수출에 유리하지만 환헷지 달러화 결제가 늘면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원자재 수입가격 상승도 영업이익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기업들 상당수는 올 상반기 환율 수준이 지속될 것이며 '국내 정치 불안'과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이 불안 요소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환율 상승에 대한 정책과제로 '기업에 대한 외환 유동성 지원 확대'(63%)와 '긴급시 외환시장 안정조치 시행'(63%)을 가장 많이 꼽았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 유동성 지원 확대와 함께 우리 경제의 과감한 체질개선과 구조적 전환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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