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 활주로 짧은 건 '취약'…콘크리트는 땅 속에[아슬아슬 지방공항④]

기사등록 2025/01/11 06:30:00

최종수정 2025/01/11 18:02:24

조류 충돌·저비용 항공사 위주 무안공항과 유사

로컬라이저 지지대 매립 평탄화…충돌 위험 ↓

활주로 끝 논·밭…외벽 없어 '오버런' 대응 유리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청주국제공항 전경. 2025.01.08. yeon0829@newsis.com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청주국제공항 전경. 2025.01.08.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중부권 하늘 관문인 청주국제공항은 여객기 참사가 난 무안국제공항과 닮은 듯하나 일부 다르기도 하다.

짧은 활주로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위험은 비슷하지만, 민·군 공용 공항 설계를 기반으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의 직접적 원인인 콘크리트 둔덕과 로컬라이저 시설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11일 국토교통부,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민·군 공용 공항인 청주공항은 공군이 사용하는 활주로 1개와 공용 활주로 1개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무안공항은 민간항공만 사용하는 활주로 1개만 지녔다.

청주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744m로 국내 공항 중 짧은 편에 속한다. 무안공항의 2800m보다도 56m 짧다.

청주공항보다 이용객이 많은 인천공항(3750∼4000m), 김포공항(3200∼3600m), 김해공항(3200m), 제주공항(3180m)에 비해서는 상당한 격차가 난다. 활주로 길이가 짧아 사고를 키웠다는 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 상태다.

충북도는 이번 사고와 별개로 국제선 직항로 확대와 화물기 운항을 위해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과 연장을 수년째 정부에 요구 중이다. 오는 3월 활주로 신설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6~2030년) 반영을 노린다.

청주공항의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길이는 권고기준에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수치는 불확실해 국토부가 전수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무안공항의 경우 199m로 국토부 고시의 최소 기준인 90m를 충족했으나 권고기준인 240m에는 미치치 못했다.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8일 청주국제공항 1층에 위치한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 모습. 2025.01.08. yeon0829@newsis.com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8일 청주국제공항 1층에 위치한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 모습. 2025.01.08. [email protected]
버드 스트라이크에 대한 위험은 청주공항에도 존재한다.

청주공항 1㎞ 앞에 미호강이 흐르고 공항 뒤로는 저수지 4개(입암소류지, 증리소류지, 안골소류지, 신안방죽)가 자리한다.

한국공항공사가 이연희(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청주공항에서는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33건의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무안공항의 10건보다도 많은 수치다.

저비용항공사(LCC) 운항이 잦은 점도 유사하다.

청주공항에서는 제주행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7편을 제외하고 하루 40여편의 국내·국제 노선이 LCC 항공기로 오간다. 2021년 첫 취항한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을 허브공항으로 두고 있기도 하다.

[무안=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8일째인 5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 여객기 꼬리 부분이 방수포로 덮여 있다. 2025.01.05. ks@newsis.com
[무안=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8일째인 5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 여객기 꼬리 부분이 방수포로 덮여 있다. 2025.01.05. [email protected]
청주공항은 공군 부대를 기반으로 세워졌다는 점에서 무안과 큰 차이를 보인다.

청주공항은 1978년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 공군비행장으로 개장한 뒤 1997년 민·군 공용 공항으로 전환됐다. 민간 공항시설 부지는 190만9645㎡에 이른다.

군(軍)이 공항 주변 민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공항 일대가 개발 규제구역으로 묶여 있어 보안·경계를 위한 두꺼운 외벽도 없다.

민가와 500m 이상 떨어진 활주로 양 끝 경계부분은 논·밭 경작지로 이뤄져 있어 여객기 오버런에 따른 충돌 위험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꼽히는 로컬라이저 시설 또한 구조부터 다르다.

청주공항의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4개는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설치돼 있긴 하지만, 콘크리트 구조물이 땅 속에 매립돼 활주로와 평탄화를 이루고 있다. 지상에 노출된 콘크리트 기둥도 없어 콘크리트 시설과 항공기가 충돌할 염려는 없다.

로컬라이저를 지지하는 기초구조물이 지반보다 7.5㎝ 이상 높지 않아야 한다는 공항안전운영기준에도 충족한다.

공항 관계자는 "사고 직후 청주공항에도 무안공항과 같은 둔덕이 있다는 국토부 발표가 있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로컬라이저도 규정에 맞게 부서지기 쉬운 금속 재질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가 청주공항 활주로 주변 안전시설을 점검 중"이라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곧바로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공항에서는 2016년 대한항공과 중국남방항공 충돌 위기가 한 차례 있었으나 인명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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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항, 활주로 짧은 건 '취약'…콘크리트는 땅 속에[아슬아슬 지방공항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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