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비비안'이라는 예명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인기 드래그 퀸(남성이 여성의 옷을 입고 여성성과 여성의 성 역할을 과장해 표현하는 공연자) 출신 배우 제임스 리 윌리엄스가 3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5일(현지시각) BBC,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생전 제임스의 절친한 친구이자 그가 출연하고 있던 공연의 홍보 담당자 사이먼 존스는 지난 주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명을 게재해 "우리의 사랑하는 제임스 리 윌리엄스가 이번 주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알려드리게 돼 엄청난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존스는 "제임스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럽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놀라운 사람이었다"며 "제임스의 가족들은 아들, 형제, 삼촌을 잃고 비통에 잠겨 있지만, 그가 살면서 성취한 놀라운 일들을 매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존스는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우리는 제임스 가족들이 그를 애도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유족들의 사생활을 보장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윌리엄스는 2019년 드래그퀸 서바이벌 예능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 UK'의 첫 번째 시즌에서 우승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2022년에는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 올스타즈' 시즌 7에 출연했고 이듬해에는 TV 시리즈 '댄싱 온 아이스'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영국 웨일스 출신인 그는 평소 영국의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의상을 즐겨 입어 비비안이라는 이름을 자신의 드래그 퀸 예명으로 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안타까운 소식에 생전 윌리엄스와 인연을 맺었던 이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가 우승의 영예를 안았던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 측은 공식 SNS를 통해 "비비안의 사망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의 재능, 유머, 드래그 예술에 대한 헌신은 영감을 줬다"며 "그녀는 진정한 챔피언이 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 보여줬다. 그녀는 몹시 그리울 것이지만, 그녀가 남긴 유산은 창의성과 진정성의 등불로 살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리버풀의 성소수자(LGBT+) 및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자선 단체인 Sahir의 책임자 존 하일랜드도 그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고인은 불과 며칠 전에도 자신의 SNS에 LGBT 인권을 위한 기부에 동참해달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의 팬들이 비비안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그가 사망한 뒤에도 Sahir에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리버풀의 또 다른 드래그 퀸인 나타샤 폰 스피릿 또한 그에 대해 "비비안이 영국의 드래그 퀸 문화를 주류 반열에 올렸다"고 평가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 역시 그의 SNS를 통해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그가 떠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어디에 있든 평안하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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