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올림픽 유치한다면…" 홍보대사 김유정 심판의 꿈[인터뷰]

기사등록 2025/01/06 08:00:00

최종수정 2025/01/06 08:06:24

여자 월드컵·올림픽 등 유수 대회서 국제심판으로 활동

제2의 고향인 전북서 하계올림픽 유치 홍보대사 위촉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김유정 FIFA 국제 심판이 본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03.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김유정 FIFA 국제 심판이 본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03. [email protected]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축구 경기에서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며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심판은 경기의 조율자를 넘어서 지배자로까지 불리기도 한다. 경기의 전반적인 모든 것을 조율해야 하는 직업인만큼 국내에서도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은 심판은 많지 않다.

김유정(36·여) 심판은 피파(FIFA, 국제축구연맹) 국제심판 자격까지 얻으며 2023 피파 여자 월드컵, 2024 파리 올림픽 등 유수의 대회에서 활동을 하며 세계적인 심판으로 인정받은 이 중 하나다. 전북이 고향은 아니지만 어느새 제2의 고향처럼 여기며 전북의 2036 하계올림픽 유치 홍보대사로도 위촉된 그를 뉴시스가 만났다.

"부상은 발목도 있었고, 쇄골도 두 번 부러지고. 무릎 연골도 하고."

김 심판은 학생 시절 유망한 축구선수였다. U-15, U-17 국가대표 상비군은 물론 당시 아시아 축구 연맹(AFC) U-17 여자 아시안컵에도 출전할 만큼 출중한 기량을 가진 선수였다. 하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중대한 부상으로 연달아 수술을 하게 되자 결국 선수로서의 경력은 대학시절에서 끝이 났다.

김 심판은 "골절 때문에 발에 핀이 있다. 이걸 빼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을 하면 또 운동에 공백이 생겨서 지금까지도 핀을 박고 있다"며 "대학교 1학년에 두 번 수술하자 회의감이 들더라. 내가 다쳐버리면 경기에 뛸 수 없고, 그 자리를 다른 친구들이 차지하게 되니 이런 경쟁구도가 싫었다. 같은 팀이면 응원도 해야 하는데 나도 경기는 뛰고 싶으니 스트레스가 너무 쌓였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괴로운 마음을 털어버리기 위해 미련 없이 선수 생활을 접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에게 축구는 '하고 싶은 것'이었다. 그는 축구선수가 아녀도 선수와 함께 그라운드를 뛸 수 있는 심판의 길을 걷기로 했다. 부산이 고향인 김 심판과 전주시와의 인연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축구를 하고 싶어 다시 시작할까 생각도 했지만 부상이 있으니 선수들과 같이 뛸 수 있는 심판이 생각나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학교 선후배들끼리 공도 차고 그러다 풋살에 빠져들게 됐다"며 "부산의 '카파 레이디스'라는 풋살팀에서 뛰다가 우연한 계기로 이영진 선생님을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영진씨는 풋살팀 '전주 매그'의 초대 감독이다. 이씨 밑에서 풋살을 배우게 된 김 심판은 그의 제안에 '전주 매그 우먼'의 창단 멤버로 들어오게 됐다고 한다. 심판 활동을 위해서 점점 풋살을 줄이며 팀을 떠나게 됐지만 당시 배운 풋살 기술은 지금도 심판으로 뛸 때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김유정 FIFA 국제 심판이 본사와 인터뷰를 하며 진지한 모습으로 심판활동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25.01.03.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김유정 FIFA 국제 심판이 본사와 인터뷰를 하며 진지한 모습으로 심판활동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25.01.03. [email protected]

하지만 심판이란 직업 역시 녹록치는 않다. 심판도 선수들처럼 평점과 같은 평가를 받는다. 평점이 낮으면 하위 리그로 강등될 수도 있다. 경기 중 애매한 판정이 나오면 관중석에서 심판을 비판하는 외침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김 심판은 "관중들이 외치는 콜은 다 들린다. 못 들은 척 하는 것뿐이다. '심판 눈 떠라'라고 하면, '나 눈 뜨고 있어'(라고 넘긴다)"라며 "처음엔 그런 소리를 듣는 게 싫었다. 나도 최선을 다하는데 왜 그럴까 싶어 위축됐지만 지금은 넘겨버린다. 심판인 내가 내 판정을 믿지 않으면 내 스스로가 흔들리고, 결국 그러면 경기 전체가 망가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3급부터 시작한 심판 생활은 공부와 경험을 토대로 한 계단씩 발전했고, 마침내 피파 국제심판 중 엘리트 등급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지난 2019년에는 대한축구협회(KFA) 올해의 심판상을 수상하고, 지난해에는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 올해의 심판 후보로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는 '미니 여자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알가르브(Algarve)컵, AFC 여자 아시안컵, U-20 피파 여자 월드컵과 2023 여자 월드컵 등 유수의 메이저 대회를 거쳐 지난해 2024 파리 올림픽에까지 참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이저 대회를 처음 뛰었을 땐 당연히 긴장했지만, 여러 차례 대회를 거치다보니 이제 국내 대회는 한결 편한 마음으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 심판계의 한 획을 그은 그에게 소감을 묻자 "누구나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다. 다른 분들은 아직 그 기회를 못 잡은 것 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에서 높은 위치에 있는 K리그도 언급하며 "K리그라는 좋은 조건 속에서 뛰는 우리나라 심판들은 충분히 좋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이 있다"고 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유치하려 하는 2036년 하계올림픽에 대한 얘기도 전했다. 그는 전북자치도가 위촉한 하계올림픽 유치 홍보대사기도 하다. 그는 "전북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면 몸 관리 잘해서 올림픽 때 심판을 봐야겠다. 그 때면 50살인가…불가능하겠네"라며 가볍게 웃었다.

그는 "정말 올림픽 유치가 된다면 그때는 심판보단 강사로 변해 후배 양성과 함께 전북 이곳저곳을 소개해주는 꿈을 꾸고 있다"며 "서울은 이미 올림픽을 열어보기도 하지 않았느냐. 전북은 사실 아직 지역이 조금 덜 발전했으니 올림픽을 지역의 성장기회로 삼아서 충분히 진행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희망사항을 전했다.

그러면서 "홍보대사 임명식에서 '전북을 넘어선 비수도권 연대의 올림픽을 만들자'는 김관영 도지사님의 말씀이 있었다. 파리올림픽 당시에도 파리, 마르세유, 리옹, 보르도 등 많은 곳을 다녔다"며 "광역으로 올림픽이 열리는 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전북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김유정 FIFA 국제 심판이 본사와 인터뷰를 하며 진지한 모습으로 심판활동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25.01.03.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김유정 FIFA 국제 심판이 본사와 인터뷰를 하며 진지한 모습으로 심판활동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25.01.0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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