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 사망 최악의 항공사고' 원인규명·수사 투트랙 전망[무안 제주항공 참사]

기사등록 2024/12/30 08:00:00

최종수정 2024/12/30 10:49:19

181명 탄 여객기, 동체 비상착륙하다 담벼락 충돌 뒤 화재

조류 충돌, 랜딩기어 고장, 짧은 재착륙 등 규명 과제 산적

블랙박스 복구 '관건'…사고 책임·과실 여부 수사전환 '관심'

[무안=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가 난 29일 오후 무안국제공항에서 경찰 당국 관계자들이 수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4.12.29. 20hwan@newsis.com
[무안=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가 난 29일 오후 무안국제공항에서 경찰 당국 관계자들이 수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4.12.29. [email protected]

[무안=뉴시스] 변재훈 기자 = 탑승자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국토교통부 사고원인 규명과 수사가 '투트랙'으로 속도를 낸다.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동체 비상착륙을 하려다 공항시설물(콘크리트 구조물 기반 로컬라이저 안테나)을 정면충돌한 뒤 폭발했다.

기체가 산산조각 났고 불길에 휩싸여 모두 타며 12시간여에 거친 구조 작업에도 끝내 179명이 사망했다. 기체 후미 비상구 쪽에 있던 남·녀 승무원 2명만이 구조돼 치료 중이다.

이로써 일단 현장에서 사상자 수습은 일단락됐지만 유류품 수습·분류 작업은 이어진다. 신원 미상 사망자는 탑승자 가족으로부터 채취한 유전자정보(DNA) 대조 작업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검안 절차를 거친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가 발생한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교통부 직원들이 무안공항 현황도를 보며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2024.12.2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가 발생한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교통부 직원들이 무안공항 현황도를 보며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2024.12.29. [email protected]

국토교통부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 이튿날인 이날부터 원인 규명에 본격 나선다.

일단 국토부는 ▲오전 8시54분 착륙허가 ▲8시57분 조류회피 주의 조언(caution bird activity) ▲8시59분 사고기 기장 '메이데이'(긴급구난신호) 선언 ▲오전 9시3분 동체착륙 중 충돌·화재 순으로 파악하고 있다.

메이데이 선언 직후 복행(재착륙을 위해 다시 떠오르는 것)하지 않고 당초 착륙 방향이 아닌 19방향(반대 방향)으로 비상착륙하려다 활주로를 지나 담벼락까지 충돌했다는 설명이다. 목격자·생존 승무원의 진술이나 사고 전 탑승객이 보낸 문자메시지("새가 날개에 꼈대") 등도 조류 충돌에 의한 사고 가능성에 부합한다.
 
다만 오른쪽 날개 엔진에서 인 불씨·연기, 착륙 중 작동하지 않은 바퀴 등 착륙장치(랜딩기어), 낮은 고도에서 짧게 돌아 시도했던 재착륙 과정 등에 대해서는 풀어야 할 의혹이 남는다.

사고 직전 석연치 않은 여러 기체 이상 요인간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려면 항공사고의 특성상, 적어도 수개월이 걸린다고 국토부는 보고 있다.

당국은 전날 사고 원인 규명의 단초가 될 기체 블랙박스(음성기록장치·비행기록장치)를 차례로 수거했다. 다만 비행기록장치 일부가 훼손돼 복구·해독 작업에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항적기록, 교신내역, 관제기관 관계자 조사 등을 다각도로 진행한다. 운항사인 제주항공은 기체 점검·정비 이상, 무리한 운항 일정 의혹 등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교차 검증한다.
[무안=뉴시스] 박기웅 기자 =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전남경찰청 과학수사대가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탑승객 가족들로부터 채취한 유전자를 정리하고 있다. 2024.12.29. pboxer@newsis.com
[무안=뉴시스] 박기웅 기자 =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전남경찰청 과학수사대가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탑승객 가족들로부터 채취한 유전자를 정리하고 있다. 2024.12.29. [email protected]

국토부의 항공사고 조사와 별개로 경찰도 사고 경위 파악에 나설 전망이다.

우선 경찰은 사망자 신원 파악과 현장 감식, 유족 심리상담 등을 지원한다. 경찰청 과학수사심의관이 이끄는 과학수사요원 169명으로 꾸려진 지원단이 투입됐다.

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이 이끄는 전담 수사본부(579명 규모)도 차려졌다. 수사본부는 국토부 사고조사단과 함께 관련자 진술·자료 확보를 통해 사고 책임 소재, 과실 여부 등에 대해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최대 규모 항공사고로 사안이 엄중하고 정부 차원의 책임 규명 약속이 있었던 만큼, 기초 사실관계 파악을 거쳐 공식수사로 전환할 수도 있다.

수사본부는 관제·조류충돌 방지 활동 등 공항 운용에 문제는 없었는지, 제주항공의 기체 점검·정비·운항 전반에 과실이나 범죄 혐의점은 없는지 다각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이종혁 광주지검장을 본부장을 필두로 광주지검 형사3부·공공수사부, 광주지검 목포지청 형사2부 등 3개 팀 검사 총 16명 규모로 대책본부를 꾸렸다. 검찰 대책본부는 시신 검시부터 참여하며 경찰과 함께 철저한 사고 원인·진상 조사에도 나선다.

한편, 이번 참사 이전까지는 아시아나기 해남 추락 사고(1993년 7월26일)가 국내 발생 항공기 사고 중 가장 피해가 컸다. 당시 목포공항에 착륙하려던 아시아나 여객기는 전남 해산 한 야산에 충돌하면서 탑승객 66명이 숨지고 44명이 다쳤다.
 [서울=뉴시스] 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내 외벽과 충돌했다. 해당 여객기는 랜딩기어가 제때 펼쳐지지 않으면서 두 차례 가량 착륙에 실패했으며 활주로를 벗어나 불시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내 외벽과 충돌했다. 해당 여객기는 랜딩기어가 제때 펼쳐지지 않으면서 두 차례 가량 착륙에 실패했으며 활주로를 벗어나 불시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179명 사망 최악의 항공사고' 원인규명·수사 투트랙 전망[무안 제주항공 참사]

기사등록 2024/12/30 08:00:00 최초수정 2024/12/30 10:49:19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