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정상" 경제단체들 잇단 서한
환율 1480원대 돌파…내년 수출 1%대 성장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일련의 어려움에도 한국 경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치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견조한 펀더멘털과 높은 국가신인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28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류진 한경협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은 최근 이례적으로 잇달아 전 세계 파트너들에게 "한국 경제는 괜찮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최 회장은 128개국 세계상공회의소 회장과 116개 주한외국대사를 대상으로, 류 회장도 미국상공회의소 등 31개국 33개 경제단체장들에게 한국 경제를 믿어달라고 요청했다. 재계는 경제단체장들이 직접 나서야 할 정도로 현 경제 상황이 쉽지 않다고 본다.
12·3 계엄 사태에 이어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한층 높아졌다.
환율은 계엄 사태 직후인 4일 오전 1440원을 돌파한 뒤 지난 27일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넘어서는 등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코스피 2400선도 4거래일 만에 무너지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인 수출에서 계속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전기 대비 0.1%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수출과 건설투자 부진 여파가 컸는데, 수출은 자동차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2% 줄며 7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보였다.
기업 심리도 비관적이다. 기업들의 업황에 대한 심리 판단을 보여주는 12월 중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7.0으로 전월에 비해 4.5포인트 하락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화학이나 자동차 등의 업종에서 애로사항이 있다"며 "미국의 신 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 기조 강화나 중국의 경기 둔화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전망도 암울하다. 한경협이 최근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업종을 대상으로 '2025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1.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협이 조사한 내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에 따르면 내수(88.6)·수출(90.2)·투자(89.4) 동반 부진은 지난 7월 이후 7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내수는 2020년 9월(88.0) 이후 52개월 만에 최저치, 수출은 2020년 10월(90.2) 이후 5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트럼프 신정부 등 대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환율 변동성 확대, 내수부진 장기화 등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환율 안정 노력과 함께 산업활력 회복을 위한 지원 등 경제살리기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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