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후 기업들과 첫 간담회…"세제 지원 재추진"
주주가치 존중 문화 확산…자사주 소각 전년비 3배 늘어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6일 기업 밸류업 간담회를 열고 "밸류업 정책 이후 주주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가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정부와 유관기관은 앞으로도 밸류업 정책을 흔들림없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밸류업 세제 지원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정부·유관기관과 주요 상장사, 시장 참여자가 참여하는 기업 밸류업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정부의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직접 밸류업과 관련해 기업들을 만난 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처음이다.
정치적 혼란 속에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가중되자 김 위원장이 직접 기업들을 만나 흔들림없는 정책 추진을 약속하고 기업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유관기관이 밸류업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 결과 현재까지 99개사,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약 43%의 상장기업이 밸류업 공시를 했다"며 "자사주 소각이 지난해보다 약 3배 증가하고 배당도 늘어났다"고 그간의 성과를 발표했다.
이어 "밸류업 세제 지원을 재추진하고 우수기업 표창·공동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한 모멘텀 확산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점검, 영문 공시 확대 등 적극적 주주권리 행사를 위한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매도 재개 준비와 불공정거래 엄정 제재 등을 통한 시장 신뢰 회복 노력도 강화하겠다"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지원 확대, 자본시장법 개정 등 입법 사항에 대해 우선적으로 논의되도록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은 밸류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 약속하는 한편, 밸류업 참여 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가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기업 측에서는 삼성전자, KB금융지주, HD한국조선해양, 감성코퍼레이션 등이 참석했다.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기업 밸류업 세제지원 방안을 국회와 긴밀히 논의해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내·외국계 애널리스트들은 "국내외 시장 참여자들이 밸류업 정책의 연속성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의 명확한 정책 의지 표명과 지속적인 정책 실행이 필요하다"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과 공매도 등 자본시장 제도 개선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다.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해 상장폐지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10대 그룹과 금융지주회사 중심으로 밸류업 참여가 확대돼 주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거래소는 밸류업을 적극 지원하고 증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최근 과도해진 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의 전향적인 밸류업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며 "금감원은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다양한 과제의 발굴과 일관되고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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