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충주맨'으로 이름을 알린 충북 충주시청 김선태 주무관이 연말을 맞아 공무원 회식 문화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4일 충주시 유튜브 채널에는 '회식,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김 주무관은 "오늘은 과 회식이 있는 날이다. 우리 공무원 회식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러분께 알려드리고자 한다"며 실제 회식하는 모습을 촬영해 공개했다. 김 주무관은 그러면서 "오늘 좋은 일이 있다. 과장님, 팀장님께서 승진하셨다"며 케이크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또 김 주무관은 "여러분, 꼭 아셔야 한다"며 "회식의 상석은 안쪽이다. 문에서 들어왔을 때 안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이날 테이블 상석에 주인공인 과장을 앉히고 자신은 맞은편 구석 자리에 앉았다. 그러면서 "우리가 늘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 과장님 옆자리가 더 안 좋을까, 맞은편이 더 안 좋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영상에서 공무원들은 "이 모든 것을 위하여"라고 외치며 잔을 부딪쳤다. 모두 고개를 돌려 술을 한 번에 마시는 모습이었다.
이후에는 과장을 시작으로 공무원들의 건배사가 이어졌는데, 옆자리에서 건배사를 준비하는 후배에게 "요즘 누가 건배사를 하냐"고 타박하던 김 주무관은 자신의 차례가 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승진 정말 축하드린다.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건강을 위하여"라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건배사로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를 외치기도 했다.
김 주무관은 또 영상에서 술이 없다는 얘기에 직접 일어나 술을 가져오거나, 상사에게 술을 따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다른 공무원들과 건배 타이밍을 못 맞추고 술을 입 안으로 한 번에 털어 넣었다가 술을 한 잔 더 마시기도 했다. 그는 "저는 지금 먹었는데, 이분들이 안 먹고 저는 진짜 먹었다.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영상 말미 김 주무관 옆에 앉았던 여성 동료는 카메라를 향해 "집에 가고 싶다. 팀장님과 과장님은 회식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일부 상사는 술을 덜 마시는 이 여성에게 "사수가 먹는데 왜 안 먹냐" "얘는 되게 가려 먹는다. 내가 술 마시자고 하면 요새 약 먹는다고 한다"고 타박했다.
김 주무관은 벌게진 얼굴로 "2차 왔다"고 전하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이어 영상 하단 설명을 통해 "소비 진작을 위한 정부 방침으로 회식이 정상 추진됐음을 알려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현실 고증을 넘어 현실 그 자체다. 5분 만에 알딸딸해지는 느낌" "중간에 상사 소회 10배속 한 게 감명 깊다" "영상만 봐도 에너지 소진되는 기분" "이게 바로 공무원 회식의 정석" "돌아가면서 한 마디 하는 거 PTSD 올 것 같다. 도망가고 싶다" "이렇게 회식 때 계속 박수치고 있으면 100% 공무원 회식"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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