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이커머스 시장연구 정책보고서 발간
아직 직구액 적지만 물류설비 확충 시 압력↑
"이커머스 경쟁 시 편익…경쟁제한 우려 상존"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를 겨냥해 향후 상당한 경쟁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정위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이커머스 시장연구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쇼핑-물류서비스 연계 강화, 구독형 멤버십 도입 등 이커머스의 시장구조 변화가 빠르고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해 시장구조 및 경쟁관계 분석에 착수했다.
연구범위는 용역 성격을 지닌 음식·숙박·여행상품·디지털콘텐츠 등을 제외하고 쇼핑 분야에 한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의 ▲구조적 특징 ▲시장집중도와 경쟁압력 ▲잠재적 경쟁제한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먼저 구조적 특징과 관련해서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간 대체 관계가 제한적이고, 소비자와 판매자 다수가 복수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으나 쿠팡·네이버 등 일부 브랜드로 선호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됐다. 특히 판매자는 상위 이커머스에 대한 거래의존도가 높았다.
이커머스 시장은 물류·데이터·멤버십 서비스 등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선두주자가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기 쉽고, 후발주자가 신규 시장진입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제약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규모와 거래빈도를 살펴보면 상위 이커머스와 중·하위 이커머스 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시장집중도는 증가하고 있었다.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경우 현재 온라인 쇼핑 거래액 대비 중국 해외 직접구매액 비중이 작은 편이지만 저가 공산품 품목에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고 향후 국내 판매자 입점 확대·물류 설비 확충에 따라 상당한 경쟁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몰은 차별화된 품목 및 고객층을 타겟팅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종합몰에 직접적인 경쟁 압력을 행사하는 데 제약이 따르고, 라이브 커머스의 경우 기존 이커머스의 보완적 채널로 기능하고 있다고 파악됐다.
다만 라이브 커머스는 다수 고객 기반을 통해 인접 시장인 이커머스 시장에 지배력을 확장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시장점유율이 높은 이커머스 기업이 최혜대우 조항을 시행할 경우 가격경쟁 감소, 수수료 경쟁 감소, 후발주자 시장진입 봉쇄 등 경쟁제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또 이커머스 기업-입점 판매자 간 수직적 거래 관계에서 소수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거래 의존도가 심화되거나 정보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등 불공정 거래행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고, 자사에게 유리한 알고리즘 설계로 경쟁 왜곡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활발이 이뤄진다면 소비자나 판매자가 편익을 누릴 수 있다"면서도 "소수 이커머스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집중도가 상승하고 있고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경쟁제한 행위가 발생할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는 그 효과를 면밀히 살피고 지속적으로 감시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